김지현 기자

등록 : 2017.12.19 18:14
수정 : 2017.12.19 21:05

의료 과실이라면… 이대목동병원 어떤 책임지게 되나

등록 : 2017.12.19 18:14
수정 : 2017.12.19 21:05

5년 이하 금고나 벌금 가능

경찰, 의료기구 등 압수수색

19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들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신생아 사망사건 관련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생아 4명의 동시 사망사건이 병원측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경우 이대목동병원은 어떤 책임을 지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과실 입증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여, 의료진에 대한 형사ㆍ민사 책임 가능성이 커졌다.

19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수사관 13명을 투입, 이대목동병원을 압수수색하고 각종 의료기구와 전산실 의무ㆍ처방기록 등을 확보했다. 사건 발생 사흘 만이다. 경찰은 확보한 인큐베이터, 약물투입기, 주사제 투약 호스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본격적으로 들여다 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의료과실은 형법 268조에 따라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에 해당돼 5년 이하 금고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병원 내 감염으로 사망했다고 해도, 의료진의 과실임을 밝혀야 재판에 넘길 수 있다. 이동필 법무법인 의성 변호사(내과 전문의)는 “의학적으로 최선의 조치를 다해도 병원 내 감염이 생길 확률이 있어 단지 감염이 있다는 사실로 의료과실을 얘기하긴 어렵다”며 “신생아실 관리 부주의가 감염을 야기한 점이 역학조사를 통해 규명되고 젖병 소독 소홀, 인큐베이터 관리 부실, 주사기 재사용 등과 같은 구체적인 사정이 확인돼야 의료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과실이어도 원인에 따라서 책임 주체는 달라진다. 가령 주사제 오염이 사망의 결정적 원인일 경우라도 수액ㆍ주사바늘ㆍ수액관 등 제품 자체의 오염이라면 제조회사가, 시술 과정에서 부주의로 오염됐다면 의료진에게 책임을 묻게 된다. 형사 책임이 입증되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대부분 인정된다. 다만 형사 책임은 의료진이나 제조사 등만 지게 되며, 병원의 관리 소홀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로 해결해야 한다.

의료진의 과실치사상죄가 성립하더라도 의료법상 면허정지취소가 되지는 않는다. 의료행위에 최선을 다하는 윤리를 어겼지만, 과실로 직업 자체를 박탈하기는 과하다는 해석이 깔려 있다. 다만 의료기관의 위생관리 기준을 의료법 시행규칙에 명시,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복지부가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영업정지 15일의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이번 사건은 경찰이 조기에 나선 만큼 의료과실 여부를 따지는 게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의료사고는 과실에 대한 입증 책임이 피해자 쪽에 있어 민사 소송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환자 유가족 등은 바로 민사소송을 낼 수도 있고,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조정 신청을 내도 된다. 지난해 말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일명 신해철법)’이 시행된 이후 의료인의 동의가 없어도 중재원 조정이 가능해졌다. 환자 측에서는 정보제한으로 피해입증이 어려워, 대신 조사해주는 중재원 신청을 선호한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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