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재인) 지지층 표심을 선점하기 위한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이 난타전으로 번지고 있다. 초반부터 기선을 잡기 위한 세 후보측 움직임이 빨라지는 모양새다. 김진표 의원이 ‘조폭 유착’ 의혹이 제기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사실상 탈당을 요구하고 나서자 다른 후보 측은 “분열의 정치”라며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물밑에선 이해찬 의원의 건강 문제를 문제 삼는 흑색선전도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민주당 당권주자 이해찬ㆍ김진표ㆍ송영길(선수순) 의원은 30일 본선에서 승패를 가를 대의원과 권리당원에 초점을 맞춰 당심 잡기에 주력했다.
특히 친문 지지자들의 표심을 둘러싼 이 의원과 김 의원 측간 신경전이 경선 초반부터 치열하다. 이 의원은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해철 의원 등 당내 주류 친문 그룹이 사실상 김진표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데 대해 “정치하면서 이런 것이 부담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 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당 대표 경선은 권리당원 포함 여론조사 55%, 일반 대의원 45%로 치른다”며 경선 승리를 자신했다.
이 의원 측은 김 의원이 잇따라 이 의원을 향한 공세를 펴자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다. 특히 이재명 경기지사 측이 사실상 이 의원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김 의원이 직접 나서 이 지사의 조폭 연루 의혹을 쟁점화 한 데 대해 “분열의 정치”라며 발끈하고 있다.
송영길 의원은 이 의원과 김 의원 측간 경선 초반 신경전이 예상 밖으로 가열되자 “이 지사 문제는 철저히 규명하고 수사한 후에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게 맞다”며 한 발 물러서 사태를 관망하는 기류다. 송 의원은 그러면서도 “당내 문제로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국민이 안 좋게 볼 것이며,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라고 하시는 분이 당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김 의원에 견제구를 날렸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의원의 건강을 문제 삼아 당권주자 자격을 시비하는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기도 하다. 이 의원 측은 본선 경쟁력을 우려한 경쟁자 측의 흑색선전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송 의원이 예비경선(컷오프)을 1위로 통과했다는 확인되지 않는 사실이 나도는 데 대해서도 이 의원과 김 의원 측이 문제삼고 있다. 근거없는 대세론을 퍼뜨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컷오프 개표 결과는 노웅래 중앙당선관위원장 한 명밖에 모르는데, 송 의원 측이 그 결과를 안다고 하면 노 위원장과 결탁됐다는 얘기밖에 안된다”고 일축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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