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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말고 하는 일이 뭐있나” 우익 발언에 일왕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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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말고 하는 일이 뭐있나” 우익 발언에 일왕 충격

입력
2017.05.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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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지난해 8월 8일 생전퇴위 의향을 반영한 메시지를 발표하는 장면이 도쿄 신주쿠의 한 건물 대형스크린에서 나오자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지난해 8월 8일 생전퇴위 의향을 반영한 메시지를 발표하는 장면이 도쿄 신주쿠의 한 건물 대형스크린에서 나오자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8월 영상메시지를 통해 “신체쇠약을 생각하면 책무수행이 어려워질 것 같다”고 생전퇴위 의향을 밝힌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예외적인 특례법안 적용방식과 그 과정에서 나온 우익인사들의 발언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21일 아키히토 일왕이 지난해 11월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사적 자문기구인 ‘천왕의 공무 분담 경감 등에 관한 전문가회의’에서 자신의 생전퇴위에 대한 논의가 특별법 제정을 통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에 불만을 털어놨고, 이는 일왕의 업무를 관장하는 궁내청을 통해 총리 관저로 전달됐다고 전했다.

전문가회의는 친(親)아베 인사들이 많았던데다 논의결과도 정부여당측 주장과 같은 방향으로 흘러 정치권에서 비판이 제기돼왔다. 일회적 특별법 방식과 근본적으로 황실전범(皇室典範ㆍ왕위계승 관련법률)을 개정하자는 주장이 맞섰지만 아베 총리가 선호한 전자로 결정돼 조만간 국회 통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베 정권이 이 방식을 강행한 것은 긴시간 논의가 필요한 황실전범 개정을 피해 우익들의 숙원인 헌법개정에 국민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함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아키히토 일왕은 특별법 제정방식에 대해 “퇴위가 (나) 1대에 한정되는 방식이면 사람들이 내가 제멋대로라고 생각할 것 같아 좋지 않다”며 “제도화(황실전범 개정)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일왕은 “내 의견이 왜곡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일왕은 특히 전문가회의에서 자신에 대해 나온 우익인사들의 발언에 대해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히라카와 쓰케히로(平川祐弘) 도쿄대 명예교수 등은 회의에서 “일왕은 궁중제사에서 기도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그것말고 역할이 얼마나 있겠나”고 말했었다. 일왕은 자신의 공무가 부정됐다며 충격을 받았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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