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승준 기자

등록 : 2017.09.26 04:40

“아이돌만 가능? 해외 음악 시장 두드리면 열린다"

창작자ㆍ레이블 대표ㆍ정부 담당자가 말하는 대중음악 해외 진출

등록 : 2017.09.26 04:40

전자음악팀 이디오테잎 멤버인 디알(왼쪽부터)과 디구루는 '공연 교류 활성화'를, 인디 레이블 일렉트릭뮤즈의 김민규 대표는 '예산 확충'을 창작자들 해외 지원 사업의 숙제로 봤다. 최지이 인턴기자

2011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음악 축제 캐내디언뮤직위크에 초청받은 국내 전자음악팀 이디오테잎의 드러머 디알은 악기 장비를 반납하려다 도로에서 한 시간 넘게 헤맸다.

악기점 주소를 잘못 찾아서다. 키보드 스탠드를 빌릴 때 받은 영수증에 적힌 주소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하고 차를 몰고 갔더니, 악기 대여소가 아닌 악기 제조 회사 창고였다. 디알은 “첫 해 해외 공연을 할 땐 ‘큰일 났어’가 우리들 아침인사였다”며 웃었다.

이디오테잎은 한국과 다른 공연 시스템 때문에 산전수전을 겪으면서도 프랑스와 독일 등의 작은 마을까지 관객을 찾아갔다. 해외에서 음악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규모가 작더라도 현지 무대에 자주 서는 일이라 생각했다. 이들이 2014년 미국 유명 음악ㆍ영화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의 ‘K팝 나이트 아웃’ 무대에 선 뒤 공연 요청이 들어오는 나라가 3년 전보다 다양해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지원한 해외 진출 프로그램에 지원서를 내 기회를 얻으면서 생긴 변화다. 이디오테잎의 DJ 디구루는 “해외에 나갔을 때 ‘계속 공연하지 않으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아’라며 ‘세 달 정도 지내며 공연해’란 말을 계속 들어 꾸준히 (해외 문을) 두드렸다”고 말했다.

비주류 음악인들에게 해외 시장 진출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돌 K팝 위주로 소비되는 국내 음악 시장에선 절박한 현실이다. 록과 재즈를 넘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고루 사랑 받는 영ㆍ미와 유럽 시장에서 숨통을 틔워야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을 마련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할 방법은 없을까. 이디오테잎을 비롯해 인디레이블 일렉트릭 뮤즈김민규 대표, 양수정 콘진원 음악패션산업팀 주임이 최근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만나 머리를 맞댔다. 김 대표는 해외 진출을 고민하는 레이블에 “음반 교류”를 먼저 추천했다. 2012년 SXSW를 다녀온 그는 “비즈니스 매칭이 있는 해외 쇼케이스 행사에서 네트워크를 쌓은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주임은 “서울국제뮤직페어에 해외 음악업계 종사자를 더 많이 초청해 국내 창작가들과의 교류의 계기를 많이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6회를 맞는 서울국제뮤직페어(26~28일 상암동 일대ㆍ뮤콘)에서는 매년 비즈니스 매칭이 이뤄지고 있다.

뮤콘에서 국내 음악인과 해외 음악인의 합작이, SXSW와 영국의 음악 축제인 더 그레이트 이스케이프와 연계한 ‘K팝 나이트 아웃’ 지원 등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더 실질적이고 폭넓은 후원에 대해 창작자들은 아직 목말라 한다. 이디오테잎은 “국내외 음악인의 국가간 공연 교류 지원 부활”을 먼저 바랐다. 이 대표는 “드라마나 영화 등에 비해 턱없이 적은 음악 지원 관련 예산의 확충”을 시급한 일로 꼽았다. 음악인 해외 진출 관련 프로그램에 책정된 예산은 올해 12억원이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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