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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팀에 파티 열어 줘… 문책하면 도전 꺼리게 되고 조직 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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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팀에 파티 열어 줘… 문책하면 도전 꺼리게 되고 조직 도태"

입력
2014.12.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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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카 파나넨 대표
일카 파나넨 대표

2010년 슈퍼셀을 창업한 일카 파나넨(36) 대표는 핀란드 헬싱키 공대 석사로, 2000년 모바일 게임업체 수미아를 창업해 사업을 시작했다. 수미아를 성공시킨 후 2004년 미국 디지털초콜릿에 매각한 그는 2010년까지 수마이 대표로 일하다가 슈퍼셀을 설립했다. 남다른 사업 목표와 경영 방식을 갖고 있는 그는 인터뷰를 잘 하지 않기로 유명한데, 그를 만나 정보기술(IT) 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을 들어 봤다.

_슈퍼셀에는 실패한 사람을 축하하는 독특한 기업문화가 있다고 들었다.

“우리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다가 실패한 팀이나 사람들에게 샴페인 파티를 열어준다. 실패를 통해 본인이나 기업이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는 패배가 아니다. 실패를 통해 얻은 경험을 공유하고 천천히 가는 게 중요하다. 좋은 인재를 뽑으려면 실패의 책임을 묻지 말아야 한다. 실패를 문책하면 인재들이 도전하지 않아 혁신이 일어나지 않고 조직이 도태된다.”

_핀란드 정부는 슈퍼셀을 지원한 ‘스타트업 사우나’등 IT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가 적극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가

“핀란드는 그 동안 노키아로 대표되는 통신기기와 제지사업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는데 두 분야 모두 사양산업이 됐다. 그 바람에 신성장동력이 필요했고 이를 모바일 게임 등 IT 분야로 보고 있다. 그래서 핀란드 정부는 몇 년째 IT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 중 강조하고 싶은 것이 핀란드 정부의 벤처 창업자금 지원이다. 핀란드 정부는 투자가 필요한 기업에 공적자금을 투자하면서 민간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 낸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부는 투자전문기업에게 투자 대상 선정을 맡긴다. 슈퍼셀도 창업자들의 개인 투자와 정부가 낮은 금리로 지원하는 공적 자금을 이용해 설립됐다.”

_한국의 IT 기업들은 게임셧다운제 등 정부의 각종 규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 같은 규제가 국내 기업들에게만 적용돼 외국 기업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발생한다. 한국에서도 IT벤처기업들이 성공하려면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해야 하나

“가장 존경하는 기업은 넥슨 같은 한국 게임업체들이다. 이들은 아이템 판매 등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에 없던 사업을 만들었다. 그런 나라의 기업들이 제도적 환경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니 아이러니다. IT벤처는 결국 인재 사업이다. 정부는 좋은 인재들이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가지 걸림돌이 있다면 인재들이 모이기 힘들기 때문에 이런 제한들을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

_슈퍼셀은 핀란드 게임개발자 모임인 게임개발자협회(iGDA)의 각종 행사를 후원하고 있다. 여기에는 경쟁사 개발자들도 있는데 한국에서도 게임개발자를 후원할 계획이 있는가

“슈퍼셀이 iGDA를 지원하는 이유는 우리도 그 생태계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운이 좋아서 우리가 돈을 잘 벌지만, 생태계 일원으로 벌어 들인 수익은 반드시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긍정적 효과를 주변에 많이 만드는 것을 회사의 존재 가치로 생각한다. 한국에도 게임개발자 모임이 있다면 충분히 지원할 뜻이 있다.”

_슈퍼셀을 꿈꾸는 한국의 IT벤처기업들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꿈을 크게 가져라. 창업 단계부터 국내가 아닌 세계 시장을 겨냥해 사업을 구상해야 한다. 그 다음에 해외 인재를 적극 채용해야 한다. 슈퍼셀의 헬싱키 본사에는 32개국 사람들이 근무하고 있다.”

헬싱키=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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