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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온탕 오가는 한국당, 결정장애 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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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온탕 오가는 한국당, 결정장애 국민의당

입력
2017.06.1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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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건투쟁 주장 한국당 지도부

의총서 강경투쟁 의견 쏟아지자

‘상임위 한시적 보이콧’ 선회

국민의당 의총서 결정사항 전무

호남 눈치보며 “지도부에 위임”

정우택(앞줄 가운데)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대근기자
정우택(앞줄 가운데)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대근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에 야권이 거세게 반발하면서도 ‘대여투쟁’에는 제각각 행보다. 야당 지도부는 “야권 공조가 절실한 때”라고 말하고 있지만, 각 당 내부에도 복잡한 속내가 적지 않다. 자유한국당은 원내지도부와 의원들 사이의 이견으로, 국민의당은 호남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오락가락 노선을 걷고 있다.

한국당, 한시적 보이콧

한국당은 19일 문 대통령에 항의하는 뜻에서 한시적으로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에 불참하기로 했다.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대여 투쟁 전략을 논의하는 의원총회 뒤 “대통령이 부적격자 임명을 강행해 당분간 냉각기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이콧 기간을 두고는 “하루가 될지, 이틀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향후 공직 후보자 인사청문회까지 보이콧할지 여부에는 “인사청문회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의총 직전까지만 해도 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입장은 ‘온건 투쟁’이었다. 원내 핵심 당직자는 “보이콧을 하면 국민들이 누구를 욕하겠느냐”며 “참여할 건 참여해 부당성을 알려 여론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총에서 강경 투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쏟아지면서 결국 당론은 ‘한시적 보이콧’으로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론과 달리 의원들에게서 투쟁의 결기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이날 의총 초반 원내 지도부는 의원들에게 “앞으로 당겨서 앉아달라”고 4, 5차례 요청했다. ‘국회 멸시’, ‘국민 무시’, ‘협치 파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반복된 주문에 일어나 앞 자리로 옮긴 의원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다리가 불편한 5선의 심재철 국회부의장뿐이었다.

국민의당 지도부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호 정책위의장,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당 지도부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호 정책위의장,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당, 호남 여론 탓에… ‘결정장애’

국민의당은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는 호남 여론 때문에 어떤 정치적 결단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그간 야당으로서 정체성을 강조하며 강경한 투쟁의 의지를 시사해왔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직전 열린 비상대책위회의에서도 “이제 국민의당은 문재인 정부의 잘못을 철저히 따지고 국회의 고유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별렀다.

그러나 이후 열린 의총에서는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었다.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사과 없이는 국회 의사일정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기 어렵다는 뜻을 재확인했다”며 애매한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국민의당은 캐스팅 보트를 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준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태도를 정하지 못했다.

국민의당의 ‘결정장애’에 가까운 모습은 당의 지지기반인 호남 지역의 외면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12∼16일 전국 유권자 2,534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1.9%포인트)에 따르면, 호남에서 민주당은 64.9%의 정당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국민의당은 14.2%에 머물렀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의총에서 ‘현 정국에서 이렇게 하자’고 주장하는 사람 없이 모두 호남 여론 눈치를 보며 평가만 하다 끝났다”며 “결국 지도부에 모든 걸 위임하자는 게 결론이었다”고 토로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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