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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화재 참사] “세종병원 1층 탕비실 천장서 발화, 불법 증축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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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화재 참사] “세종병원 1층 탕비실 천장서 발화, 불법 증축도 확인”

입력
2018.01.27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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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본부, 2차 현장감식 후 브리핑

천장 배선에 ‘전기적 특이점’ 발견

유독가스 빠른 확산 스티로폼 때문

잦은 불법 증축… 시정명령 불이행

사망자 4명 사인 불명… 부검 방침

병원 6층, 요양시설로 변칙 활용도

밀양 세종병원 화재발생 이틀째인 27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소방 등이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응급실 천장을 감식하고 있다. 밀양=전혜원 기자
밀양 세종병원 화재발생 이틀째인 27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소방 등이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응급실 천장을 감식하고 있다. 밀양=전혜원 기자

37명의 희생자를 낸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사건의 최초 발화지점은 탈의 공간을 갖춘 1층 탕비실 천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곳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화재 발생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사건을 수사중인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건 수사본부는 27일 오후 밀양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불은 응급실 내부에 간이 설치된 탕비실 천장에서 최초 발화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또 “해당 건물에서 불법증축이 이뤄진 사실이 확인됐으며, 사고 당시 일부 환자들은 병상에 결박돼 있었다는 병원 관계자 진술도 확보했다”고 전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와 소방, 가스안전공사, 안전보건공단 등 총 60명으로 꾸려진 합동 현장감식단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세종병원에서 2차 현장감식을 갖고 화재 원인을 밝히는 데 주력했다.

브리핑에 참석한 고재모 국과수 법안전과장은 “이날 최초 발화 위치와 함께 발화 원인으로 볼 수 있는 ’전기적 특이점’을 찾아냈다”며 “천장에 배선된 전선을 수거해 정밀감정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독가스가 빠르게 많이 퍼진 이유에 대해선 “스티로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석고보드 천장 위에 전기 배선이 있고, 스티로폼과 석고보드(몰타르)등이 층층이 있는데, 사망자 대부분은 스티로폼이 타면서 생긴 유독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보인다. 드라이비트공법 외장재 탓에 불이 번지고 유독가스가 건물로 유입됐던 제천 노블 휘트니스 스파 화재 때와 거의 비슷한 형태의 사고였단 얘기다.

화재 건물에서 불법증축이 있었던 점도 제천 화재 때와 유사하다. 수사본부 측은 이날 세종병원과 세종요양병원 모두 여러 차례 불법증축이 있었던 사실도 밝혔다. 1992년 지상 5층 규모로 지어진 병원 건물은 2004년 세종병원을 운영하는 효성의료재단에 인수된 뒤 총 12차례에 걸쳐 불법 증축이 이뤄졌다고 한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밀양시에선 두 건물의 불법건축물에 대해 꾸준히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이행되지 않자 2011년 8월부터 총 3,000만원 정도의 강제이행금을 부과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 추가 조사 후 관계자에 대한 입건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수사본부는 또 사망자 37명 가운데 4명의 사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검안 결과 33명에게선 매(목 내부 그을음)가 발견돼 연기 및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지만, 나머지 4명은 목 그을음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 4명 가운데 3명의 목에는 인공호흡기가 걸려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발생 후 일어난 정전 때문에 인공호흡기 작동이 중단돼 사망했을 가능성도 점쳐지는 대목이다. 경찰은 가능한 유족의 동의를 얻어 부검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세종병원 꼭대기 층(6층)이 사실상 요양병원으로 활용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세종병원과 세종요양병원은 같은 재단 소유지만 엄연히 다른 병원이다. 경찰은 이 곳(세종병원 6층)에 16명의 요양병원 입원환자가 있었던 점을 확인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수사본부는 또 “3층과 4층에서 10여명이 병상에 결박돼 있었다는 간호사 진술을 확보했다”며 “더 자세한 부분은 추가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밀양=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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