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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놓고 이목희 vs 김동연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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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놓고 이목희 vs 김동연 정면충돌

입력
2018.05.30 17:2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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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고용지표 악화 분석도 안하고

최저임금 속도조절 언급 부적절

부총리가 신의 영역에 있나”

김동연 부총리에 직격탄

이목희ㆍ장하성vs김동연ㆍ홍영표

정부 내부 편가르기 양상 보여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차 일자리위원회 및 1주년 기념행사에서 이목희(왼쪽) 부위원장이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차 일자리위원회 및 1주년 기념행사에서 이목희(왼쪽) 부위원장이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소득 주도 성장의 핵심인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내부의 ‘불협화음’이 공개 설전으로 번지고 있다. 이번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의 이목희 부위원장이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에 “지금은 그런 말 할 때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제동을 걸었다. 앞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속도조절론을 잇따라 제기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작심하고 비판한 것이다.

이 부위원장은 30일 서울 통의동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 간담회를 갖고 “최근 고용지표가 나쁜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생긴 것인지 정확히 실증과 분석을 해봐야 한다"며 "정확한 자료로 판단이 되면 말을 해야 하는 것인데, 김동연 부총리의 최근 속도조절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영세 자영업, 소상공인들 일자리가 몇 개 줄어들었는지, 최저임금 때문인지 아직 제대로 된 통계도 없다"며 "경제부총리가 신의 영역에 있느냐"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는 김 부총리가 지난 16일 국회에서 “경험이나 직관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한 데 이어 “(1만원 인상) 목표연도를 신축적으로 생각하면 좋겠다” 등 연일 속도조절론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 부위원장은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자영업자들은 해마다 경기가 안 좋아서 죽을 지경이라고 해왔는데 그런 말 하는 분들 심정은 알겠지만, 책임 있는 정책당국자가 지금 그런 말을 할 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기재부의 혁신성장 계획을 향해서도 뼈 있는 발언을 했다. 이 부위원장은 “최근 기재부의 혁신성장보고대회 자료를 보면 사람혁신 부문은 ‘대학시스템을 고친다’고 딱 한 줄 있다”며 “연구와 고민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360회 국회(임시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개의 전 관계자와 자료를 검토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360회 국회(임시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개의 전 관계자와 자료를 검토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담당하는 두 부처인 일자리위와 기재부 수장의 충돌은 처음이 아니다. 김 부총리와 이 부위원장은 앞서 일자리 정책의 컨트롤타워 자리를 놓고도 은근한 기싸움을 벌였다. 일자리위 부위원장이 공석이던 3월 기재부가 청년 일자리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이 부위원장이 취임 직후인 5월에 일자리 종합대책을 또 다시 발표하자 김 부총리는 “일자리위 부위원장이 최근에 바뀌었다. 긴밀히 저희와 협의하고 있지만 (부위원장이) 의욕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부위원장은 즉각 한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올해 초 대통령이 일자리 문제 해결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지 않고 있다고 장관들을 질책했는데 김 부총리가 대통령 발언의 취지를 잘 실천하고 있는지 스스로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성토했다.

정부 내 정책 이견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지만, 정부 내 편 가르기 식으로 점점 공개적인 충돌 구도로 가고 있다는 점은 상당한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과 관련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고용감소는 없었다”는 입장을, 여당 원내사령탑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장 실장ㆍ이 부위원장과 김 부총리ㆍ홍 원내대표가 대립하는 양상이다. 이 부위원장은 이날 이런 엇박자와 관련, “장하성 정책실장과 협의를 잘 하겠다”고 장 실장 쪽에 무게를 싣기도 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책 담당자들이 공개적으로 ‘자존심 싸움’을 벌이기보다는 내부적으로 머리를 맞대는 조율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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