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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청년들 학비 못갚아 파산 잇따라…부모까지 연쇄 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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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청년들 학비 못갚아 파산 잇따라…부모까지 연쇄 파산

입력
2018.02.1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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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난 5년간 1만 5000명 학비 못 갚아 파산 선택

일본 도쿄 시내를 상징하는 시부야 교차로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
일본 도쿄 시내를 상징하는 시부야 교차로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

"가정형편이 어려워도 대학에 가고 싶다는 아들 소원 이뤄주려 학비를 대출했는데, 설마 이렇게 부모까지 연쇄 파산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가구판매 영업을 하며 생활하고 있는 한 남성(52) A씨의 말이다. A씨는 일본학생지원기구(JASSO)에서 장학금(학비)를 대출 받아 대학에 가겠다는 아들(27) B씨의 연대보증인이 됐다가 최근 B씨와 함께 파산했다.

B씨는 지난 2009년 오사카의 한 사립대에 입학했다. 졸업 후 직장에서 근무한 지 3년 반 가량이 흘렀지만 학비를 상환하지 못해 파산을 신청했다. B씨가 일본학생지원기구에서 대출받은 학비는 총 800만엔(약 8000만원)이다.

마케팅 회사에서 근무하는 B씨가 한 달에 벌어들이는 돈은 월 20만엔 정도다. 도쿄에서 혼자 자취 생활을 하기 때문에 집세 등 생활비도 만만치 않은 가운데, 학비 상환금 월 4만엔은 큰 부담이다.

B씨는 학비 반환에 어려움을 느껴 반환 유예를 신청하려 했지만, 연봉 300만엔 이하만 신청 할 수 있다는 일본학생지원기구의 조건보다 연봉이 조금 많다는 이유로 유예 대상자가 되지 못했다.

학비 반환 연체가 3개월에 이르자 B씨는 파산을 선택했다. 아들이 파산하자 연대보증을 선 A씨에게 채무 변제 의무가 돌아갔다. 채무 변제에 어려움을 느낀 아버지도 파산을 신청했다.

12일 아사히신문에 의하면 일본 국가장학금을 상환하지 못해 파산을 신청하는 케이스는 돈을 빌린 본인뿐 아니라 친족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일본장학지원기구에 따르면, 이러한 이유로 지난 5년간 파산을 신청한 사람은 총 1만 500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부모 및 친척 등 보증인이었다. 부모나 친척 등 보증인만 세우면 무담보?무심사로 빌릴 수 있는 학비가 부담이 돼 연쇄 파산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독립행정법인인 일본학생지원기구는 대학 등 진학 시에 학비를 대여하고 있다. 담보 및 심사 없이 졸업 후 20년 이내에 분할해 상환하는 조건이다. 다만 채무자는 연대보증인(부모 중 한 명)과 보증인(4촌 이내)을 세우는 ‘인적보증’ 및 보증기관에 보증료를 지불하는 ‘기관보증’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기관보증의 경우, 보증료가 장학금에서 공제된다.

일본학생지원기구에 따르면 2016년도 말 현재 이 기구에서 장학금을 빌린 후 상환하고 있는 사람은 총 41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학비 상환을 못해 파산을 선택한 사람은 2012~2016년도까지 5년간 총 1만 5338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본인이 파산한 경우가 8108명(이중 보증기관이 보증한 경우가 475명)이었으며, 연대보증인과 보증인이 파산한 경우는 7230명이었다. 일본에서는 파산자가 감소하는 경향이지만, 학비 상환을 못한 파산 건수는 연간 3000건 전후가 이어지고 있다. 2016년도는 최대 3451건으로 5년 전보다 13% 증가했다.

아사히는 학비 상환을 못해 파산하는 이유에 대해 ▲학비 인상 ▲비정규직의 확산 더해 ▲일본학생지원기구가 회수 강도를 높인 영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구가 본인 등에게 학비 상환을 촉구하도록 법원에 신청한 건수는 최근 5년간 약 4만 5000건에 이르렀다. 2016년도는 9106건이었다. 급여 압류 등 강제집행을 한 경우는 2016년도에 387건이었다. 2004년도는 1건이었다.

일본학생지원기구는 장학금 상환에 애를 먹는 청년층을 위해 2015년도 연소득이 300만엔 이하의 경우 상환 유예 제도 등도 마련했지만, 그 이후에도 파산은 계속되고 있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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