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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세력 확산 시동 거는 마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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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세력 확산 시동 거는 마크롱

입력
2018.03.2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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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일 파리에 있는 프랑스 학술원을 찾아 불어 진흥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일 파리에 있는 프랑스 학술원을 찾아 불어 진흥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어는 다음 세계를 만드는 언어가 되어야 합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어 확산을 위한 대책을 대거 쏟아냈다. 영어가 국제어로 지위를 굳힌 상황이지만, 영어를 쓰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두고 프랑스어의 떨어진 위상을 다시 세우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2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코포니(Francophonieㆍ불어를 사용하는 국가 모임)의 날을 맞아 프랑스 학술원에서 가진 연설에서 수천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30개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해외에 있는 프랑스어 교육 기관을 지원해 프랑스어 교육 기회를 두 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500여개 기관에서 35만명이 교육을 받고 있는데, 이를 70만명 수준으로 높인다는 것이다. EU관료들에 대한 강습 기회도 대폭 확대하는 한편, 프랑스 내부의 외국에서 온 난민들에게 해주던 무료 강습도 현 250시간에서 400~600시간으로 늘릴 방침이다. 또 파리 근교에 있는 낡은 성을 프랑스어 홍보ㆍ연구 센터로 개조해 프랑스어 사용을 진작시키기로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2004년 동유럽 국가들이 대거 EU에 가입하면서 프랑스어가 영어에 완전히 밀린 가운데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브렉시트가 논의되고 있는 마당에 EU에서 영어가 만연한 상황은 굉장히 모순적”이라며 “이런 지배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다. 프랑스어를 여러 기회에서 접근할 수 있는 언어로 만드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영어에 능통해 국제 무대에서 영어로 직접 연설하거나 인터뷰를 하기도 하지만 모국어에 대한 애착이 상당히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아프리카 지역을 순방 때에도 부르키나파소에서 “영어의 유혹을 물리치고 프랑스어를 제1의 언어로 삼으라”고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반감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과거 식민지였던 지역에 대해 계속해서 개입하겠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프리카 콩고 출신 작가인 알랭 마방쿠 미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에 그(마크롱 대통령)가 진짜 과거 식민통치 시대로부터 벗어나는 걸 원했다면, 더 많이 듣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눴어야 했다”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외교부 사이트에 따르면 프랑스어는 중국어, 영어, 힌디어, 스페인어, 아랍어에 이어 전세계에서 6번째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다. 현재 프랑스어 사용 인구는 2억2,000만명이 넘는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40%로 가장 많고,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및 인도양(36%), 북아프리카 및 중동(15.28%),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연안국(7.66%)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1.16%) 등이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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