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친박, 바퀴벌레”-“낮술 드셨나” 막말 대전

알림

“친박, 바퀴벌레”-“낮술 드셨나” 막말 대전

입력
2017.05.17 16:51
0 0

홍준표 “슬슬 기어 나와 당권 노려”

정우택 “대선 낙선하면 대개 은퇴”

집단지도체제 회귀 놓고도 신경전

원내대표 조기경선 후 전대 주장도

17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유기준(왼쪽부터), 홍문종, 정진석 의원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들을 두곤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출마설이 나온다. 연합뉴스
17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유기준(왼쪽부터), 홍문종, 정진석 의원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들을 두곤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출마설이 나온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난타전이 점입가경이다. 차기 당권을 둘러싼 기싸움 성격이다. 웬만한 4선 이상 중진의원이면 출마설이 나오고 있으며, 여기다 대선 후보를 지낸 홍준표 전 경남지사까지 가세해 거친 언쟁으로 예선전을 벌이고 있다.

홍 전 지사는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친박계를 ‘바퀴벌레’에 빗대 비난했다. 홍 전 지사는 “박근혜 팔아 국회의원 하다가 박근혜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었고 박근혜 감옥 가고 난 뒤 슬금슬금 기어 나와 당권이나 차지해보려고 설치기 시작하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홍 전 지사는 그러면서 “참 가증스럽다”며 “더 이상 이런 사람들이 정치권에서 행세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선 직후 휴식 차 미국에 건너가 머무는 홍 전 지사는 연일 ‘페북정치’로 당권 도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홍 전 지사는 현 지도부를 향해서도 “대선 같은 큰 행사를 치렀으면 당을 새롭게 하기 위해 지도부 사퇴 이야기가 당연히 나와야 하는데 한국당만 아무런 정치적 의미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 소위 지도부 회의를 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표적이 된 의원들은 바로 발끈했다. 일찌감치 당 대표 경선 출마 뜻을 밝힌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이날 당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낮술을 드셨냐”고 홍 전 지사를 들이 받았다. 홍 의원은 “그동안 선거 하면서 보수에 힘을 실어달라 목 터져라 외쳤는데 바퀴벌레라고 하는 게 제정신이냐”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시 출마설이 도는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대선에서 낙선한 사람들은 대개 정계 은퇴를 했다”며 “(홍 전 지사의) 험한 말에는 말을 아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지도체제 전환도 불씨가 되고 있다. 한국당은 새누리당 시절이던 지난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현재의 단일성 지도체제로 바꿨다. 대표의 권한과 위상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득표 순으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결정되는 집단 지도체제였다.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선출할 경우 선거인단은 ‘1인 1표’씩을, 동시 선출하면 ‘1인 2표’를 갖게 된다.

그런데 최근 친박계를 중심으로 옛 체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당내 조직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친박계로선 1인 2표제로 대표와 최고위원을 동시 선출할 경우 지도부에 대거 진입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날 중진 간담회 비공개 시간에도 이를 놓고 의원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오갔다.

친박 중진인 유기준 의원은 “선거를 한꺼번에 해서 2~4등 한 후보가 최고위원으로 남아 정치적 지혜를 살려 당을 이끌도록 하는 게 맞다”며 “현재 체제로는 대표가 전횡을 해도 견제가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성향의 나경원 의원도 “현 체제로는 최고위원이 경량급이 된다”며 옛 체제로 복귀를 주장했다고 한다. 반면 홍 전 지사는 “구 보수주의 잔재들이 모여 자기들 세력 연장을 위해 집단지도체제로 회귀하는 당헌 개정을 모의하고 있다”고 페북에서 친박계를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한선교 의원 등을 필두로 조기에 원내대표 경선을 치러 새 원내대표가 전대 준비를 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임기가 끝나지 않았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급한 현안도 있다”고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를 두고 당에선 정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과 당권 사이를 저울질 하면서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