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지방서도… 좋은 일자리는 수도권 출신 차지

알림

지방서도… 좋은 일자리는 수도권 출신 차지

입력
2017.09.18 04:40
0 0

공기업 등 지방 이전 늘었지만 지방대보다 수도권 출신 쏠림

지방에 취업한 수도권대 출신 수도권 월급보다 20만원 많아

지방대 3명 중 1명 수도권 취업 임금은 낮고 비정규직 비율 높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신촌의 한 사립대를 졸업한 이모(32)씨는 3년째 대전에 있는 직장을 다니고 있다. 이씨는 “공공기관 중심으로 취업을 준비하던 중 각각 서울과 대전에 위치한 기관에 동시 합격했지만 연봉이 500만원 이상 높고 복리후생이 더 나은 대전의 기관을 택했다”라며 “행정 직군의 최근 5년간 입사자는 SKY(서울대ㆍ연세대ㆍ고려대) 등 명문대 출신뿐이며, 충남 지역 대학 출신은 연구직에만 소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들의 지방이전 등으로 지방에 좋은 일자리들이 늘어가고 있지만, 이런 고임금 일자리는 대부분 수도권 대학 출신들의 차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대학 출신들이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에 취업할 때 임금이 오히려 높고, 역으로 해당 지역 대학 출신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몰려들지만 질 낮은 일자리에 머물고 있다.

17일 한국고용정보원의 ‘지방대학 졸업생의 수도권 이동과 노동시장 성과’에 따르면 4년제 수도권 대학 출신이 비수도권에 취업한 경우 월평균 임금이 253만6,000원(졸업 후 18개월 지난 시점 기준)에 달했다. 수도권 대학 출신이 수도권에 취업한 경우(234만6,000원)보다도 20만원 가량 더 많았다. 그만큼 고임금 일자리이기 때문에 지방 근무에도 불구하고 고급 인력들이 선택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비수도권 대학 출신이 수도권으로 취업한 경우는 218만원을 받는 데 그쳤다. 비수도권 출신이 비수도권에 취업한 경우는 가장 낮은 208만원에 그쳤다. 2013년 8월과 2014년 2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8,667명(수도권 3,445명ㆍ비수도권 5,2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역이며 수도권대학 출신의 10.8%가 비수도권에 취업한 반면, 비수도권대학 졸업생은 3배 가량인 33.3%가 수도권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의 안정성에도 격차가 있었다. 수도권 출신으로 비수도권에 취업한 이들의 70.5%가 정규직이었지만, 비수도권 출신으로 수도권에 취업한 이들의 정규직 비율은 64.9%였다. 수도권 출신이 수도권에 취업한 경우 63.4%, 비수도권이 비수도권에 취업한 경우 61.1%였다. 또한 수도권 출신으로 비수도권에 취업한 이들 중 44.9%가 대기업(300인 이상 사업체)에 다니고 있었지만, 비수도권 출신으로 수도권에 취업한 이들 중 대기업 취업 비율은 절반 수준(23.4%)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수도권 대학의 우수 인재들을 지방으로 유인하기 위해 지방에서 고임금 등 좋은 근로조건을 제시한 것이 이 같은 현상의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수도권에 본사를 둔 대기업이 대체로 수도권대학 출신들을 선발한 뒤 지사로 내려 보낸 것도 또 다른 이유로 꼽혔다.

보고서는 “기업 이전으로 지방에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더라도 지방대 졸업생들의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결국 지역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지역 소재 공공기관과 공기업에 세제 혜택과 채용보조금 지원 등의 혜택으로 해당 지역 졸업생들을 선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