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은경 기자

등록 : 2017.06.07 17:18
수정 : 2017.06.07 23:46

“반려동물뿐 아니라 실험실에 갇힌 동물도 가족”

등록 : 2017.06.07 17:18
수정 : 2017.06.07 23:46

기동민 의원 법안 2종 발의

“처우 개선과 실험후 입양 추진”

15일 정책 토론회도 개최

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기 때문에 실험동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비글 종 한 마리가 철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왼쪽 사진). 기동민 민주당 의원이 실험동물지킴이 법안 발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비글프리덤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고은경기자

지난 해 국내에서 실험에 동원돼 희생된 동물은 287만 8,907마리. 2012년 183만 4,285마리에서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실험기관에 따라 실험자가 개인적으로 데리고 나오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동물들은 실험실에서 안락사 된다. 실험에 동원되는 과정도 고통스럽다. 약 3분의 1이 마취제 없이 실험에 사용되는 등 극단적 고통을 겪고 있다.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희생되고 있는 실험동물은 실험실 안팎에서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며 법의 사각 지대(본보 1월 7일자 17면)에 놓여 있다.

실험동물의 처우 개선과 실험 종료 후 입양 추진 법안 마련에 나선 이가 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실험동물지킴이 법안 2종을 발의하고, 15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와 함께 관련 정책 토론회도 준비하고 있다. 기 의원은 7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의원실 후배가 실험동물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어 실험동물의 실태를 알게 됐다”며 “이제는 가족으로 여기는 반려동물뿐 아니라 실험동물도 복지의 대상으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기 의원이 중점을 두는 건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모호하게 규정된 실험 종료 동물에 대한반출규정을 근거로 실험기관들이 폐기처분 해 온 실험동물의 일반 분양을 돕는 것이다. 또 동물실험시설이 무등록 공급자에게 동물을 받는 것은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자에 대한 허가 취소의 제재를 내릴 수 있도록 했다. 기 의원은 “일부 동물실험시설이 무허가 번식장의 개를 공급받아 사용했음에도 이에 대한 제재 규정이 미비한 것이 현실”이라며 “제재 수준은 전문가들의 조언과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해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 의원은 15일 동물단체와 정부, 학계,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현재 실험동물법의 문제점과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한 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동물복지정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기 의원이 동물 관련 정책에 관여한 건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일하면서 유기견, 돌고래 등 동물들의 복지에 관심이 많은 박원순 시장과 함께 일하면서 반려견 놀이터 도입 등을 위해 힘써왔다. 그는 “전방 부대의 한 현역 장성이 박 시장의 팬을 자처하고 나섰는데 알고 보니 반려견 보호센터와 놀이터 공약 때문이었다”며 “사람들의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실감한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기 의원은 실험동물 이외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동물보호법의 미비한 점을 개선하고 보완하는 데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동물복지와 관련해서는 사회적 공감과 합의도 중요하다고 보고 업계나 전문가, 시민들이 절충하고 양해할 수 있는 토론회 자리 등을 자주 마련키로 했다.

기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동물보호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동물복지종합계획 구상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동물보호 정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김서로 인턴기자 (이화여대 행정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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