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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상의 회장 “규제 개혁 38번이나 건의했지만 개선 체감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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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상의 회장 “규제 개혁 38번이나 건의했지만 개선 체감 못해”

입력
2018.06.1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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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규제개혁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규제개혁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재벌 개혁 드라이브에 숨죽이던 재계가 모처럼 정부에 쓴소리했다. 기업 경영여건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2013년 상의 회장으로 취임한 뒤 그간 규제개혁 과제를 발굴해 제출한 게 23차례, 각종 발표회ㆍ토론회에서 건의한 게 15차례에 달한다”며 “하지만 상당수가 아직도 해결이 안 된 상태여서 기업들이 체감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규제를 정부가 신속히 개선해달라는 것이다.

박회장은 또 “지금은 개혁할 신규 규제를 발굴하기보단 해결 방안에 좀 더 집중해야 할 때”라며 “혁신을 가로막는 핵심적인 규제들이 이번 정부에서는 꼭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발표될 대책에 실효성 있는 방안이 많이 담기길 부탁한다”고 거듭 당부하며 규제개혁 관련 정책 건의서를 김 부총리에게 전달했다. 자료에는 대한상의가 과거 정부에서부터 추진했던 규제개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근본적 해결을 위한 프로세스가 담겨 있다.

박회장은 규제개혁 과정을 ‘튜브장치’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막혀있는 규제를 집어넣으면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까지 도출될 수 있는 튜브장치 같은 해결방안이 나와야 하는 것이 기업들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바람이 실현되려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규제개혁 과제를 우선 발굴한 뒤에 이를 해결할 방안들을 현실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어서 각종 토론회나 공청회 같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실제 입법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튜브’ 형태의 규제개혁 프로세스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회장과 김부총리의 ‘독대’는 이번이 3번째다. 지난해 11월 16일 부총리와 대한상의 회장단 간담회와 지난해 12월 8일 상의회관에서 이뤄진 단독 만남이 진행됐다. 박회장은 김부총리를 만날 때마다 재계를 대표하는 상의 회장 자격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정부가 규제개혁을 과감히 없애달라”며 건의했다. 또 “규제가 과감히 철폐된다면 새로운 일거리를 늘리고 이를 통해 일자리도 채울 것”이라며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겠다고도 했다. 지난 1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도 박 회장은 시종일관 “규제전환과 빅데이터 활용, 서비스업 활성화 등의 규제를 개선해달라”고 읍소했다.

문재인 정부 1년이 지난 현재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 재계에 커다란 충격을 주는 이슈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박 회장을 주축으로 재계가 줄곧 정부에 요구해온 ‘규제개혁’ 요구는 실현된 게 별로 없는 게 현실이다.

“38번이나 규제개혁을 건의했다”는 말을 듣고 김부총리는 애써 웃음을 지었지만 박회장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박 회장이 전달한 자료집을 받은 김 부총리는 “정부가 규제개혁을 하려고 나름 노력했지만 많이 미흡했던 게 사실”이라며 "규제개혁이야말로 기업하는 정신을 북돋고 시장을 활성화하면서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수단이며, 상의에서 전달한 내용을 최대한 반영해 속도감 있게 가시적 성과와 시장개혁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부총리는 이어 “규제개혁에 투 트랙 방식을 반영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결정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빠르게 결론 내고,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규제개혁은 이해당사자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기재부는 민간 의견 수렴을 위해 대한상의, 중소기업중앙회, 벤처기업협회 등에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개선 과제 제출 요청 공문을 발송했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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