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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못 펴던 수출맨 오차장 "다시 날아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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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못 펴던 수출맨 오차장 "다시 날아보자꾸나"

입력
2015.06.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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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종합상사의 절반 이상, 영업이익률이 1%도 안 돼

업계 1위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매각 문제로 홍역

삼성물산 지난해 매출액 9.5% 줄어 돈 안 되는 거래업무 정리

LG상사 범한판토스 인수하고, SK네트웍스는 패션·면세점 등 강화

현대종합상사도 식품사업 분리 등 체질개선으로 돌파구 마련 나서

최근 포스코와 미얀마 가스전 매각문제로 마찰을 빚은 대우인터내셔널 때문에 종합상사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각 대기업들마다 하나씩 거느렸던 종합상사는 수출드라이브 정책 위주였던 1970, 80년대 수출의 역군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친 기둥이었다.

그러나 요즘 종합상사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사장이 교체되는 홍역을 치른 대우인터내셔널 사태가 단적인 예다. 대우인터내셔널에 20년 넘게 근무한 관계자는 “종합상사는 그룹의 인재들이 집결하는 중요 계열사로, 승진이 보장되는 곳이었다”며 “잘 나가던 시절을 생각하면 최근 매각 논란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종합상사들이 그룹 내 위상 축소와 실적 악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 그만큼 종합상사들은 사업을 재편해 변신을 시도하고 수익을 끌어 올리기 위한 영업전략을 펼치는 등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종합상사 중 대우인터내셔널을 제외한 삼성물산, LG상사, SK네트웍스, 현대종합상사의 매출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매출은 10조원 안팎이지만 절반 이상은 영업이익률이 1%도 되지 않는다. 남는 게 별로 없는 실속 없는 장사를 했다는 뜻이다.

종합상사들의 수익이 악화된 이유는 제조업체들이 종합상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수출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을 상대로 한 수출입은 제조업체들이 직접 하고,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중동 등 미개척 지역만 종합상사 몫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당장 큰 돈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계 벌처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싸우고 있는 삼성물산도 상사 부문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9.5%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이윤이 적었던 화학 분야 거래업무를 대폭 정리하는 등 수익률 높은 분야로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매출은 줄었지만 대형 프로젝트 발굴 등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고 전했다.

LG상사와 SK네트웍스는 새로운 방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LG상사는 안정적 수익 확보를 위해 지난달 3,417억원을 들여 해운과 항공화물 운송업체 범한판토스를 인수했다. 범한판토스는 LG그룹 방계 3세인 구본호씨가 대주주인 회사로 LG 계열사들의 해외물류를 도맡아 안정적 수익을 거두고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앞으로 범한판토스 수익이 LG상사 실적에 반영돼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SK네트웍스 역시 상사 부문 실적이 제자리 걸음이라 외연확대를 위해 패션과 렌터카, 면세점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실패하긴 했지만 KT렌터카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아메리칸이글 등 유명 패션브랜드 수입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최근에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도 참여했다.

현대중공업 계열인 현대종합상사는 지난달 브랜드와 식료사업을 분리해 ‘현대씨엔에프’를 설립했다.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재편한 결과로, 현대종합상사는 앞으로 해외무역 자원개발만 맡는다.

대우인터내셔널이 그나마 괜찮은 성적표를 받고 있지만 수익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제외하면 다른 기업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만큼 종합상사들은 과거 수출 전담창구로 쌓은 네트워크와 종합적 분석능력 등 축적된 경험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포스코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 포스코건설 지분을 매각하고 사우디 국민차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대우인터내셔널이 막후에서 역할을 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대우그룹 출신 문기환 새턴피알컨설팅 대표는 “자금조달, 사업 노하우, 해외 네트워크 등이 복잡하게 얽힌 업무는 여전히 종합상사만 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단순 상품중개 업무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회사로 거듭나는 게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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