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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는 증시 폐장 틈타 슬쩍… 연말 ‘올빼미 공시’ 기승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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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는 증시 폐장 틈타 슬쩍… 연말 ‘올빼미 공시’ 기승부렸다

입력
2018.01.01 16:0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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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실적 흑자→ 적자로 변경

수주계약 해지, 차입금 증가 등

주가에 불리한 소식 집중 공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국항공우주(KAI)는 증시 휴장일인 지난달 29일 영업실적에 관한 공시 기재정정을 통해 2017년 예상 실적을 ‘3,401억원 영업이익’에서 ‘919억원 영업손실’로 고쳤다. 예상 당기순이익은 ‘2,300억원 흑자’에서 ‘1,503억원 적자’로 변경했다. 회사 측은 금융감독원 감리 등을 고려한 매출인식 기준이 변경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항공우주는 같은 날 2013년 이라크 국방부와 맺은 1조1,857억원 규모의 고등훈련기 공급계약이 “고객의 현지 사정으로 수정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고 잇따라 공시했다.

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연말 증시 폐장 이후 연휴 기간 기업의 악재성 내용이 담긴 ‘올빼미 공시’가 기승을 부렸다. 올빼미 공시란 재무상황이나 사업내용 관련 내용을 장 마감 후나 주말에 공시하는 걸 말한다. 주가 하락을 피하기 위해 투자자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시기에 악재를 공개하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새해 투자에 나서기 전, 기업 정보를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달 29일 대구 대봉 1ㆍ2차 센트럴파크 지역주택조합 신축공사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두 공사의 계약 해지금액은 총 2,030억원이다. 코오롱글로벌은 “당초 맺은 계약에 반하는 조합의 추가 요구에 대해 협의를 통해 확정하려 했지만 조합이 공사계약 해지를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28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이라크 아카스 가스중앙처리시설 공사 계약이 현장 안전문제에 따른 공사 중단 장기화로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이런 계약 해지 공시는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한 달 평균 3.5건이 나왔는데 12월에는 18건으로 급증했고, 이 가운데 5건이 28~29일 이틀 사이 집중됐다.

자금조달 관련 공시도 줄을 이었다. 유상증자 납입일 변경(미코ㆍ에치디프로), 최대주주 변경(와이디온라인ㆍ바른테크놀로지ㆍ에이티세미콘), 차입금 증가(KTB투자증권) 등이 각각 연말 폐장을 틈타 공시됐다. 해외 신규시설 투자 일정을 늦춘다는 공시도 있었다. 케이엠더블유는 2015년부터 작년말까지 1,180억원을 들여 베트남에 대규모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었지만 글로벌 통신장비산업의 투자지연 등 영업환경 변화에 따라 투자시기가 올해 말까지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올빼미 공시는 연휴 직전, 특히 연말 증시 폐장 이후에 많이 나온다”며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 내용을 정확하게 확인한 후 거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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