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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커머스 덕에 실적 좋아졌지만…고민 늘어난 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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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커머스 덕에 실적 좋아졌지만…고민 늘어난 홈쇼핑

입력
2017.09.0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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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침체ㆍ장기적 경제 불황에도

CJㆍGS 등 2분기 이익 크게 개선

유선사업자에 추가 수수료 부담

신규 사업자와 황금채널 경쟁 등

“시장성장을 마냥 반기긴 어려워”

T커머스채널을 보며 모델이 리모콘으로 상품을 구매하려 하고 있다.스카이T쇼핑 제공
T커머스채널을 보며 모델이 리모콘으로 상품을 구매하려 하고 있다.스카이T쇼핑 제공

주요 홈쇼핑 업체들이 T커머스(데이터홈쇼핑) 사업 호조 덕에 2분기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이뤄냈지만, T커머스를 바라보는 홈쇼핑 업체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T커머스 시장이 성장할수록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내는 송출수수료가 많아져 장기적으로 부담일 뿐 아니라, 신세계 등 T커머스 사업자들의 가세로 ‘0~10번‘대 황금 채널 확보를 위한 경쟁도 더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내수침체와 장기적인 경제불황에도 CJ오쇼핑과 GS샵 등 주요 홈쇼핑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CJ오쇼핑은 2분기 매출(2,904억원)과 영업이익(466억원)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7.2%와 43.6% 늘었다. GS샵도 매출(2,635억원)과 영업이익(312억원)이 각각 1.8%와 14.3% 증가했다.

홈쇼핑 업체들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개선세를 이뤄낸 것은 T커머스라는 새로운 유통 채널 덕분이다. TV와 전자상거래의 합성어인 T커머스는 TV 리모컨을 통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유통서비스로 최근 홈쇼핑 업체들의 새로운 판매 채널로 급부상했다. CJ오쇼핑의 2분기 T커머스 취급고는 지난해 동기대비 2배 이상 증가한 580억원을 기록했다. GS샵도 취급액이 4,787억원으로 전년대비 7.3% 늘었다.

하지만 T커머스에 대한 홈쇼핑 업체들의 생각이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TV 홈쇼핑’이라는 주력 채널을 운영하는 홈쇼핑 업체로서는 추가 송출수수료를 부담해야 유지가 가능한 T커머스 채널이 향후 경영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A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홈쇼핑 업체들이 송출수수료를 추가로 내면서 굳이 T커머스 채널을 운영하는 것은 신세계와 KT 등이 T커머스로 사실상 TV홈쇼핑 시장에 진출한 데 따른 대응 차원”이라며 “더구나 T커머스 시장이 성장할수록 SO들이 요구하는 송출수수료 규모도 커질 수 있어 T커머스 사업이 장기적으로 득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T커머스와 TV홈쇼핑’ 2개 채널 운영이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요즘에는 문제가 아니지만,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게 홈쇼핑 업체들의 고민이다. TV리모콘으로 상품을 검색할 수 있다는 것 말고는 T커머스와 TV홈쇼핑 간에 큰 차이점이 없어 장기적으로 두 사업이 한 시장을 두고 싸울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유통 시장을 분석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명칭이야 다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TV홈쇼핑 채널이 한 개 더 생긴 것일 뿐”이라며 “T커머스가 장기적으로 기존 TV홈쇼핑 시장을 넘어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T커머스 사업자인 신세계와 KT 등이 TV홈쇼핑의 0~10번대 황금 채널을 노리고 있는 것도 홈쇼핑 업체들로서는 부담이다. 신세계는 T커머스 사업자로는 처음으로 올레tv, KT스카이라이프, 현대HCN 등에서 10번 이내 채널을 확보하는 데 최근 성공했다. 황금 채널대를 확보하려는 홈쇼핑 업체 간의 기존 경쟁구도가 신세계 가세로 더 치열해진 것이다.

B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현재 홈쇼핑 업체 한 곳이 연간 부담하는 송출 수수료가 3,000억원 안팎에 이르고 있는데 신세계도 경쟁에 가세하면서 내년에는 송출 수수료가 더 오르게 될 것”이라며 “T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는 것을 홈쇼핑 업체들이 반기기만 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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