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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는 내 덕분” 한반도 운전자 자처하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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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는 내 덕분” 한반도 운전자 자처하는 트럼프

입력
2018.01.07 17:3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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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대북 강경 태도에 감사 표시”

김정은과 전화 통화 용의 밝히며

“그도 나의 과단성 잘 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캠프데이비드(매릴랜드주)=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캠프데이비드(매릴랜드주)=UPI 연합뉴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논의를 위한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 등 남북 사이에 해빙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남북대화 분위기 조성에 큰 기여를 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했다. 또 한반도 정세를 주도한 역할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거듭 감사의 뜻을 표시했고, 북한 김정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성을 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분위기가 조성되면 북미대화 등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에 대한 질문을 받자, 4일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언급하며 “문 대통령이 내가 대북관계에서 보인 강경한 태도에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빌 클린턴 대통령 등 전임 정권의 대북 정책을 거론하며 “25년 동안 그들(전임 미 행정부)은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지 않고 오로지 퍼주기만 했지만 바뀐 게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문 대통령이 사의를 표명하고 다른 많은 이들도 지적했듯, 나의 (강경한) 수사와 북한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없었다면 지금 남북은 대화를 하고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에 전제조건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서도 즉답을 회피한 뒤 “내가 관여하지 않았다면 남북한이 올림픽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 상황이 악화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20분 남짓한 기자회견 동안 남북 대화가 재개된 게 자신 덕택이라고 세 차례나 언급한 것이다. 이에 앞서 남북 대화를 시사한 김정은 신년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반응(2일 트위터)도 좋다, 나쁘다는 논평이 아닌 “제재와 다른 압박이 북한에 큰 영향을 끼쳤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전화 통화 용의를 밝히면서도 김정은 역시 대북 압박에서 자신의 과단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북 압박에서) 내가 한 치도 머뭇거리지 않는다는 걸 그(김정은)도 잘 알고 있다. 나는 1%도 주저하지 않으며, 그 역시 이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남북한 지도자 모두 자신의 위상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새삼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정세에서 자신의 위상과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과 관련, ‘자기방어’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유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5일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구경꾼(bystander)처럼 보인다”, “일련의 의사결정은 워싱턴보다는 평양과 서울에 달려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평가절하한 바 있다. 영국 가디언도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 발언에 대해, “남북 대화의 공을 가로채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우리 정부 역시 대화 국면 조성을 위해 전략적으로 한반도 정세에서 트럼프의 영향력과 위상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접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통화 직후 청와대 보도자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해 확고하고 강력한 입장을 견지해온 것이 남북대화로 이어지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당시 백악관 보도자료에는 없는 내용이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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