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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미 상호 신뢰 우리가 보증” 시진핑 배후론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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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미 상호 신뢰 우리가 보증” 시진핑 배후론 진화

입력
2018.05.24 17:5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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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거듭된 중국 비판에

관영매체들 “북미 유일한 통로”

중국의 ‘중재자’ 역할 강조

예정에 없이 미국 방문한 왕이도

“유엔 대북제재 엄격하게 이행”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A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AP 연합뉴스

중국이 6ㆍ12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북한 간 상호 신뢰를 우리가 보증하겠다”고 나섰다. 북한의 비핵화 전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의 철저한 이행 의지도 재확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미 강경모드와 관련해 미국이 제기한 ‘시진핑(習近平) 배후론’을 불식시키려는 전방위 노력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4일 사설에서 “북한은 카다피 리비아 정권과 후세인 이라크 정권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하고 미국은 북한에 또 속을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현재 국제 신용시스템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중국만이 북미 상호 간의 신뢰를 보증해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논평을 통해 “한반도 문제는 북미 간 갈등이기 때문에 양국이 어떤 행동을 취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그러나 북미 양국이 북한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있어 신용을 보증할 때 중국은 대체 불가능한 제3자”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이 중국 정부의 의중을 직간접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거듭 제기한 시진핑 배후론을 불식시키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이 지난 7~8일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김 위원장과 두 번째 만났을 때 김 위원장에게 대미 강경론을 부추긴 게 아니라, 북미 간 신뢰 구축을 위한 중재자 역할에 치중했음을 강조한 것이다. 주장의 수위도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을 막기 위해 중국의 역할을 적극 강조하던 이전에 비해 북미 간 통로가 되겠다는 정도로 한정하는 뉘앙스가 뚜렷했다.

예정에 없던 미국 방문길에 오른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시진핑 배후설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왕 국무위원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동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완전하고 엄격하게 계속해서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기로 했다”는 폼페이오 장관 발언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북한의 정당한 안보 우려를 다룰 필요가 있다”며 ‘채찍과 당근’이 모두 필요함을 주장하면서도 “중국은 국제적 의무를 존중한다”고 공감을 표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북중 접경지역 밀무역 완화 가능성 등을 언급한 데 대해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으로서는 무역 문제에 이어 남중국해ㆍ대만 문제 등으로 미국과의 갈등 전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강경한 태도가 중국 때문이라는 주장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두 차례의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차이나 패싱 우려를 없앴고 북중관계 회복도 본궤도에 오른 만큼 앞으로는 미국을 향해 북한을 편드는 게 아니라는 점을 의식적으로 부각시키면서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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