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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범인, 총 마음대로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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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범인, 총 마음대로 샀다

입력
2017.11.07 17:2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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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구매 불가능한 범죄자인데

美 공군이 불명예 제대시키며

범죄경력조회시스템에 입력 안해

소총 등 제약 없이 구입 논란 확산

범행 동기 ‘가정불화’로 드러나

텍사스 서덜랜드스프링스 제1침례교회 담임목사 프랭크 포머로이(오른쪽)과 부인 셔리 포머로이(가운데)가 총격사건 발생 다음날인 6일 기자회견을 마치고 슬픔에 잠겨 있다. 두 부부의 14세 딸 애너벨도 총격으로 사망했다. 서덜랜드스프링스(미 텍사스주)= EPA 연합뉴스
텍사스 서덜랜드스프링스 제1침례교회 담임목사 프랭크 포머로이(오른쪽)과 부인 셔리 포머로이(가운데)가 총격사건 발생 다음날인 6일 기자회견을 마치고 슬픔에 잠겨 있다. 두 부부의 14세 딸 애너벨도 총격으로 사망했다. 서덜랜드스프링스(미 텍사스주)= EPA 연합뉴스

18개월 된 유아와 임산부를 포함해 26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텍사스주 서덜랜드스프링스 제1침례교회 총기참사는 군과 당국의 인사 및 총기관리 부실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총기 난사범 데빈 켈리(26ㆍ사망)가 2010~2014년 복무했던 미 공군은 그가 가정폭력 혐의로 군사재판에 회부됐던 사실을 미 연방수사국(FBI)이 운영하는 국가범죄경력조회시스템(NICS)에 입력하지 않아 결국 켈리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를 아무 제지 없이 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뉴멕시코주 홀로먼 공군기지에 근무했던 켈리는 아내를 발로 차고 목을 조르는 등 상습적인 폭행을 가했고 의붓아들은 두개골에 금이 갈 정도로 때린 혐의로 2012년 군사재판에 회부됐다. 미 연방법에 따르면 그의 혐의는 총기를 구입할 수 없는 11개 규정 안에 포함된다. 연방법상 최고 5년형을 받을 수 있는 아동학대나 가정폭력을 저지른 경우 총기구매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켈리가 범행에 사용한 AR-15 반자동소총을 판매한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총기판매상은 NICS 시스템으로 켈리에게 총기판매를 금지하라는 통보가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군사재판을 받은 이후에도 켈리는 텍사스주 이외에도 콜로라도주에서도 총기 2정을 더 구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텍사스주정부가 켈리의 총기 소유등록증 발급을 거절했는데도 불구하고, 그가 제약 없이 총기를 구입했다는 점에서 구멍 뚫린 총기관리에 대한 미 언론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앤 스테파넥 미 공군 대변인은 “켈리의 이름은 NICS에 입력돼 있어야 했다”며 “공군 수뇌부는 켈리의 사례를 전면 재조사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켈리의 범행동기는 ‘가정문제’로 밝혀졌다. 프리먼 마틴 텍사스주 공공안전국장은 이날 CNN 방송에 “켈리는 가정문제가 있었으며 그의 장모가 다니던 교회를 목표로 삼았다”며 “종교적 신념 문제도, 인종 문제도 아니며 가정불화가 범행동기”라고 밝혔다. 켈리가 사건 당일인 5일 오전 장모에게 위협문자를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사건 당일 켈리의 아내와 장모는 제1침례교회를 찾지 않았다.

사건 직후 응사에 나선 주민들을 피해 도주하다가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켈리는 경찰이 발견하기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당국은 “차에서 발견되기 전 켈리가 자신의 머리에 총을 쐈다”고 밝혔다. 그는 주민들의 추격을 받던 중 다리와 몸통에 총을 맞았으며 도주 중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소유자에 대한 ‘극단적 심사’(extreme vetting)는 총기 난사를 막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미국 내 총기 구매자에 대한 '극단적 심사'를 고려할지를 묻는 한 미국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당신이 제안한 것을 했다고 하더라도 3일 전(텍사스 총기난사 참사)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을 것이며, 마침 트럭에 총을 갖고 있어 범인을 쏴 제압한 매우 용감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며 극단적 심사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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