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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칠 때 떠난다…토니 나달의 아름다운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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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칠 때 떠난다…토니 나달의 아름다운 퇴장

입력
2017.09.1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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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나달의 삼촌이자 코치인 토니 나달이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결승전에서 조카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나달의 코치직에서 물러난다. ATP홈페이지 캡처
라파엘 나달의 삼촌이자 코치인 토니 나달이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결승전에서 조카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나달의 코치직에서 물러난다. ATP홈페이지 캡처

마이클 조던과 필 잭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알렉스 퍼거슨, 이승엽과 박흥식 코치까지. 세계적인 스타 뒤에는 항상 훌륭한 스승이 있었다. 어느 스포츠건 선수와 코치는 모두 사제지간이지만, 스타 플레이어와 코치는 서로에게 더욱 특별한 존재다. 코치는 훌륭한 선수의 기량을 바탕으로 쉽게 전략을 짤 수 있고, 선수는 훌륭한 코치를 등에 업고 자신의 커리어를 펼쳐나간다.

누구보다 각별했던 스승과 제자, 라파엘 나달(31ㆍ랭킹 1위ㆍ스페인)과 토니 나달(58)이 아름다운 작별인사를 했다. 11일(이하 한국시간) 나달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US오픈은 그가 토니와 함께하는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였다.

토니는 12일 남자프로테니스(ATP)와의 인터뷰를 통해 “라파엘이 12살, 13살 때에만 해도 그가 이 정도로 성장할 지 몰랐다”고 회상했다. 이어 “내 조카가 이렇게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을 보니 정말 행복하다”며 “16번째 그랜드슬램 정상에 올라서, 그리고 다시 랭킹 1위를 놓고 경쟁할 수 있는 위치로 돌아와서 기쁘다”고 가슴 벅찬 소감을 털어놓았다.

나달의 삼촌이기도 한 토니는 세 살 무렵의 그에게 테니스를 가르친 첫 스승이다. 그는 오른손잡이였던 나달을 왼손잡이로 만들어 포핸드 못지 않게 강력한 양손 백핸드 스트로크를 장착시킬 만큼 선견지명도 갖고 있었다. 둘은 28년간 코치와 선수로 호흡을 맞추며 그랜드슬램 16회, ATP 투어 마스터스 30회 우승 등을 합작했다

라파엘 나달은 11일(한국시간) US오픈 남자단식에서 정상에 오르며 생애 16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뉴욕=AP 연합뉴스
라파엘 나달은 11일(한국시간) US오픈 남자단식에서 정상에 오르며 생애 16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뉴욕=AP 연합뉴스

때때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코치와의 불화로 구설에 오르는 것을 고려하면 토니와 나달의 호흡은 더욱 각별해진다. 한 때 세계랭킹 1위를 굳게 지키며 커리어그랜드슬램까지 달성한 노박 조코비치(30ㆍ6위ㆍ세르비아)는 2013년 독일 테니스의 전설 보리스 베커(독일)를 영입했지만 둘의 관계는 3년을 채 못 버텼다. 그는 지난 3월 프랑스오픈을 눈앞에 두고 10여 년 간 함께했던 물리치료사와 피트니스 코치, 심리 코치 등 코칭스태프를 일제히 해고한 뒤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토니가 코치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것은 지난 2월이다. 그는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나와 나달의 사이는 여전히 좋다”면서도 “나달이 17살이던 때 매니저 카를로스 코스타와 나달의 아버지가 일정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하면서 매년 나의 결정권이 줄어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토니의 사임을 두고 여러 추측이 있었지만, 나달은 올해 호주오픈에서 준우승하고 프랑스오픈과 US오픈도 제패하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나달은 US오픈 우승 직후 토니를 향해 “그가 없었다면 나는 테니스를 치지 못 했을 것”이라며 “항상 뒤에서 지원해주는 삼촌이 있어 기쁘고 든든하다.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하나”라고 공을 돌렸다.

토니는 스타 플레이어 코치로서의 길었던 여정을 뒤로 하고 스페인 마나코르에 위치한 라파 나달 아카데미에서 후진 양성에 힘쓸 예정이다. 나달의 전담 코치는 카를로스 모야가 맡기로 했다. 모야는 2000년대 초 랭킹 1위에 올랐던 스타 플레이어로, 나달과 같은 스페인 마요르카 출신이다. 토니는 “모야의 실력을 의심했다면 코치직을 내려놓지 않았을 것”이라며 후임을 격려했다.

오희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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