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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신 “친일파 비판 소설 썼다 블랙리스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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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신 “친일파 비판 소설 썼다 블랙리스트에"

입력
2017.08.0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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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신 작가는 소명이 소설임을 강조하며 “3년간 ‘대발해’를 쓰고 트라우마로 소설을 쓸 수 없다가 재작년 ‘단 한번의 사랑’을 겨우 쓰고 이번 장편을 쓸 수 있었다”며 “소설을 쓰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장면 장면에서 느닷없이 눈물을 쏟아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홍신 작가는 소명이 소설임을 강조하며 “3년간 ‘대발해’를 쓰고 트라우마로 소설을 쓸 수 없다가 재작년 ‘단 한번의 사랑’을 겨우 쓰고 이번 장편을 쓸 수 있었다”며 “소설을 쓰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장면 장면에서 느닷없이 눈물을 쏟아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인간의 영원한 숙제인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이 소설은 제 옛 추억을 일부 꺼내 살을 잔뜩 붙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친 거에요. 사랑과 용서라는 주제를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소설 ‘인간시장’의 작가이자 전 국회의원(2선)인 김홍신(70)이 새 장편소설 ‘바람으로 그린 그림’(해냄)을 냈다. 전작 ‘단 한번의 사랑’(2015)에 이어 사랑을 주제로 삼은 두 번째 장편이다.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작가는 “신작은 사랑 이야기이자 인간 본질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사랑의 본질은 생각하면 할수록 답을 내기가 너무 어려워요. 사랑은 인류가 사라질 때까지 숙제로 남을 것 같아서 사랑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어요.”

소설은 사랑의 상처 때문에 더 이상의 사랑을 두려워하는 여자와 그 여자 때문에 가톨릭 신부가 되려던 소년이 진로를 바꾼 이야기를 그린다. 성당에서 복사(服事)로 활동하며 신학대학 진학을 꿈꾸던 청년 리노는 7세 연상의 성가대 반주자 모니카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리노를 의사로 만들고 싶었던 어머니는 소문난 모범생인 모니카에게 리노의 공부 지도를 부탁하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연인으로 발전한다. 그러던 어느 날 모니카의 옛 약혼자가 나타나고 모니카는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갑자기 결혼을 선언한다. 소설 전반부는 작가의 자전이 듬뿍 담겨 있다. 김홍신은 “제 세례명이 리노이고, 사제가 되려고 신학대학을 준비하다 어머니의 반대로 의대를 지원했다 낙방했다”고 말했다.

197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작가는 애초 등단 40주년인 지난해 이 소설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어수선한 시국 탓에 출판을 두 번 미뤄 이번에 출간하게 됐다. 작가는 “소설을 읽으면 바보라고 할 만큼 지난 2년간 세상사가 소설보다 100배는 재미있었다”며 “작년에 하도 세상이 어지러워서 (출간을) 포기하고 올 봄에 내려고 했는데 탄핵정국이 와서 결국 여름에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첫 밀리언셀러 소설인 ‘인간시장’으로 유명한 그는 1996∼2003년 15ㆍ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작가는 “정치했던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의원 시절 혜택을 누리지 않고 글쟁이로 돌아가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했다”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저는 평생 블랙리스트였다”고 운을 뗀 그는 “전작에서 독립운동가와 그의 가족은 배를 곯고 친일파는 고위직에 가고 넉넉하게 산다는 내용이 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우리 시대가 과거를 청산하지 않았기에 이렇게 됐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죽을 때까지 글을 쓰라는 것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라는 하늘의 명령이 아닐까 싶습니다. 죽는 날까지 글을 쓸 것 같습니다. 만년필을 손에 들고 있다가 죽고 싶어요.”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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