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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수의 느린 풍경] 사라지는 것들

입력
2016.03.0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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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 돌산읍과 남면 화태도를 연결한 화태대교.
전남 여수 돌산읍과 남면 화태도를 연결한 화태대교.
다도해의 수많은 섬들이 차츰 육지와 연결되고 있다.
다도해의 수많은 섬들이 차츰 육지와 연결되고 있다.

전남 여수시 돌산읍과 화태도(禾太島)를 연결하는 화태대교 뒤로 해가 지고 있다. 이 다리는 장차 인근의 월호도 개도 제도를 거쳐 이미 연륙교(連陸橋)가 놓인 백야도로 연결된다. 한국에서 섬이 가장 많은 전라남도는 장기적으로 섬과 섬,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100여 개의 다리를 건설해 유인도 대부분을 도로화 할 계획이다. 위급한 환자가 발생하거나 급한 용무가 있어도 발을 동동 굴러야 했던 주민들로서는 많은 불편을 덜게 되고, 날씨나 교통 문제로 섬 여행을 부담스러워 하던 여행객들의 접근성도 한결 수월해진다. 그러나 반가운 점만 있는 건 아니다. 여객선사는 승객이 줄어 당장 어려움에 부닥칠 것이고, 당일 여행이 가능해지면 섬의 숙박업체들도 손님이 줄어들 것을 우려할 수 밖에 없다. 뱃길로 가까운 목적지를 찻길로 한참 돌아가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조용한 섬 여행을 꿈꾸는 이들도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고립된 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유와 해방감도 연륙교의 속도처럼 빠르게 사라질지 모르겠다.

여행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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