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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보다 색을 찍다, 홍콩의 카페와 디저트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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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보다 색을 찍다, 홍콩의 카페와 디저트 성지

입력
2018.06.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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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탐방과 디저트 섭렵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선사하는 여행의 필수 요소다. 돈이 몰리는 대도시에는 값진 물건도 모여들기 마련, 최근 홍콩의 젊은 부자들은 값비싸고 희귀한 ‘스페셜티 커피’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홍콩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커피 전문점이 있는데, 원두 선택부터 로스팅, 바리스타의 추출 기술 모두 최고의 수준을 경험할 수 있다.

홍콩에서 아이스크림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과 일본의 다양한 브랜드가 진출해 있고, 홍콩 자체 신생 브랜드도 많아 아이스크림 가게만 순례하는 여행이 가능할 정도다. 이들 아이스크림은 모양도 아름다워 눈과 입이 모두 즐겁다. 마니아라면 꼭 가봐야 할 홍콩의 특색 있는 카페와 아이스크림 성지를 모았다.

▦더 커피 아카데믹스(The Coffee Academics)

‘더 커피 아카데믹스’는 홍콩에서 스페셜티 커피의 대중화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로 2012년 문을 열었다. 로스팅을 비롯한 교육까지 겸하고 있다. 더불어 제3세계의 커피농장을 지원해 공정무역의 가치 실현에 앞장서는 착한 체인점이다. 코즈웨이베이, 리펄스베이의 펄스몰, 하버시티, 완차이 등 8곳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최근에는 중국과 싱가포르까지 진출했다. 원두를 판매하는 방식도 창의적이고 영리하다. 개인의 취향에 맞춰 원두를 배합한 ‘비스포크 커피(Bespoke Coffee)’를 판매하고, 재구매로 이어지도록 맞춤 코드를 부여한다. 커피 외에 차와 아침 식사(베지테리언을 위한 메뉴 포함), 와인, 수제맥주, 칵테일 등의 주류와 이에 어울리는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매달 새로운 세계 각국의 인기 아이템을 선보이는데, 6월에는 서울의 팥빙수를 판매한다. 하버시티점을 기준으로 커피는 38~100HKD(홍콩달러), 아침메뉴는 98HKD, 빅바이츠 메뉴는 158HKD부터다. 영업시간은 오전 8시~오후 9시(주말은 오전 10시~오후10시)다.

▦랄프스 커피(Ralph’s Coffee)

패션 브랜드 ‘랄프로렌’이 운영하는 카페로 뉴욕, 런던, 파리, 시카고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홍콩의 오션터미널에 문을 열었다(랄프로렌 매장 바로 옆). 랄프로렌의 상징색인 묵직한 초록빛 타일로 꾸민 외벽이 아름답다. 이에 고광택 격자형 천정, 흰색과 초록이 어우러진 다이아몬드 패턴의 바닥까지, 매장 전체를 브랜드를 상징하는 매력으로 가득 채웠다. 라콜롬브로스터리(La Colombe Roastery)가 엄선해 볶은 원두를 베이스로 다양한 커피를 선보인다. 머핀, 케이크, 브라우니 등의 디저트와 샌드위치도 맛볼 수 있다. 진한 풍미의 ‘랄프 시그니처 초콜릿 케이크’가 특히 인기다. 1회용 컵도 디자인이 아름다워 커피를 마신 후에는 화장실로 달려가 헹구게 된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시작한 초콜릿 브랜드 파인앤로(fine & row)의 초콜릿 바를 컵과 같은 톤의 포장지로 싸서 판매한다. 검증된 맛에 아름답기까지 하다. 가격은 커피가 35~60HKD, 디저트는 20~60HKD 수준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앰버 커피 브루어리(Amber Coffee Brewery)

2015년 월드 바리스타 대회에서 4위, 이듬해까지 연이어 홍콩 바리스타 챔피언을 거머쥔 바리스타 던첸(Dawn Chan)이 운영하는 커피점이다. 명성에 비해 공간이 협소해 지나치기 쉽다. 벽면으로 난 바 테이블과 창가의 작은 테이블이 전부인 이곳은 커피 맛 좀 안다는 사람들 사이에 성지로 통한다. 챔피언의 카페답게 원두 생산지인 케냐, 르완다 등과 직거래한다. 커피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물어 보자. 친절한 선생님처럼 줄줄이 알려준다. 해가 지면 카페는 와인 바로 변신한다. 커피 가격은 36~65HKD다. 방문하기 전에 영업시간을 확인할 것. 주중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영업하고, 토요일은 오전 9시, 일요일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6시면 문을 닫는다.

▦아이크레메리아(Icremeria)

일본 브랜드로 홍콩에 하버시티몰 외 5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색과 모양이 고운 아이스크림으로는 단연 으뜸이다. 단아한 색감과 유려하고 부드러운 원뿔, 세계에서 가장 우아한 자태의 아이스크림을 꼽으라면 아이크레메리아의 메뉴가 줄줄이 순위에 오를 것만 같다. 일본에서 공수한 제철 과일에 밀크 아이스크림을 얹어 먹는 푸르타크레마(Frutta Cream), 일본 고치현의 말차(가루차) 아이스크림과 과일을 곁들여 먹는 자포니스크레마(Giapponese Cream), 아이스크림 본연의 부드러운 맛을 즐기는 클래시코크레마 외에 커피, 차, 스무디 등도 즐길 수 있다. 대표 메뉴인 크레마도로(Cremadoro)는 밀크 클래시코크레마 위에 금박을 입혔다. 금 맛은 몰라도 모양만은 찬란하다. 가격은 푸르타크레마 88HKD, 쟈포니스크레마 56HKD, 클래시코크레마 48HKD, 크래마도로 98HKD부터다. 정오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오디스(Oddies)

올드타운 센트럴에 위치한 오디스는 홍콩의 대표 간식거리 ‘에그렛’(밀가루ㆍ우유ㆍ계란 반죽을 플레인으로 먹거나 치즈ㆍ초콜릿ㆍ판단 등을 넣어 먹는 동글동글한 모양의 빵)과 아이스크림을 함께 낸다. 외진 곳에 있지만 붉은 간판이 눈에 띄어 쉽게 찾을 수 있다. 내부도 섹시한 입술모양의 조명과 아이스크림을 제조하는 과정을 팝아트로 경쾌하게 장식했다. 브라우니초콜릿, 햄&치즈, 바닐라라이스푸딩 등의 7가지 ‘에게트’에 12가지 아이스크림을 조합해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 완성된 아이스크림은 기하학적인 모양새가 마치 외계의 음식 같지만, 쫀쫀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조화롭다. 나눠 먹고 싶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맛이다. 에그렛파르페 가격은 64HKD, 싱글과 더블은 각각 43, 68HKD다.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 문을 열고, 월요일은 휴무다.

▦에맥 & 볼리오스(Emack & Bolio’s)

홍콩 센트럴 소호 거리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옆에 위치해 있다. 미국 보스턴에서 시작한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100% 버터로 만든 콘이 ‘에맥 & 볼리오스’의 주인공이다. 마시멜로를 토핑한 대표작 외에도 베리ㆍ오레오ㆍ초콜릿ㆍ넛츠 등을 얹은 아기자기한 아이스크림 콘이 진열된 박스도 화려하고 사랑스럽다. 장난감 상자를 보는 듯해 누구라도 사라진 동심을 되찾을 것 같다. 쫀득쫀득한 식감을 자랑하는 아이스크림 23가지, 소르베 3가지, 요거트 5가지를 판매한다. 색감과 모양이 너무 고와 고르기 쉽지 않다는 게 함정. 한 입 베어 물기 전 꼭 사진을 찍자. 예쁜 디테일 덕에 인스타그램 스타 아이템이 됐다. 센트럴 외에 성완, 침사추이, 취안완에도 지점이 있다. 가격은 와플콘 12HKD, 마시멜로시그니처콘 20HKD, 아이스크림은 45~85HKD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영업한다.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게 고급스러운 한 끼

밤하늘의 별처럼 많은 것이 홍콩의 맛집이다. 미슐랭가이드 홍콩ㆍ마카오판만 봐도 그 두께가 가볍지 않다. 별점을 받은 레스토랑 81개 중 70개가 홍콩에 있다. 뉴욕(71개)과 비슷하고 싱가포르(38개), 서울(24개), 방콕(17개)보다 훨씬 많다. 가성비 높은 캐주얼 레스토랑이나 이국적인 길거리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도 홍콩은 천국 그 자체다.

인파로 북적대는 홍콩의 대형 쇼핑몰에는 유명한 맛집들이 분점을 내며 진출해 있다. 시간과 소화력이 한정돼 있으니 메뉴 선택에 정성을 들여야 한다. 홍콩 식도락 여행의 시작은 완탕과 콘지, 딤섬이다. 여행지를 대표하는 음식들을 섭렵했다면 프렌치 레스토랑, 고급 중식당으로 범위를 넓혀보자. 미슐랭에 이름을 올린 레스토랑은 일찍 예약하는 것이 필수다. 일반적으로 고급 호텔의 대표 레스토랑이 답이다. 가격이 비싼 만큼 실패할 확률도 줄어든다.

▦테이스티 콘지 & 누들 완탄 숍(Tasty congee & Noodle Wantun Shop)

엘리먼츠몰, 하버시티몰 지점을 포함해 홍콩 전역에 5개의 체인점이 성업 중이다. 콘지와 완탄면을 메인으로 야채볶음, 칠리새우, 볶음밥 등 다양한 요리를 낸다. 홍콩에서 일찌감치 맛집으로 자리매김해 현지인과 관광객 구분 없이 즐겨 찾는다. 식탁에 올라온 맛깔스러운 모양새에 동공이 커진다. 한 번 맛보기 시작하면 손과 입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식탐이 없는 사람도 동행자를 경쟁자로 여길 정도다. 특히 전복과 새우를 넣은 완탄 수프의 국물 맛은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진하고 깊다. 전날 밤 바에서 에너지를 쏟은 여행자라면 숙취 해소에 이만한 곳이 없겠다. 식사 시간에는 언제나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집이다. 가격은 콘지 50~290HKD, 딤섬 24~30HKD, 완탕면 45~50HKD 수준이다. 연중무휴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영업한다.

▦반 고흐 센시스(Van Gogh Senses)

침사추이 중심에는 옛 해경본부 건물을 리노베이션 한 ‘1881 헤리티지’ 쇼핑몰이 있다. 지난해 7월 이곳에 반 고흐를 테마로 한 프렌치 레스토랑 ‘반 고흐 센시스’가 둥지를 틀었다. 갤러리, 아트 숍, 카페를 겸하고 있는데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박물관에서 라이선스를 들여온 덕에 그의 예술세계에 빠져드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인테리어, 식기, 벽면의 디스플레이 모니터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고흐의 예술을 일상화했다. 모든 코스 메뉴는 고흐의 작품을 테마로 구성했고, 음식을 내오면서 그림과 요리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모든 메뉴가 먹기 아까울 정도로 아름답다. 가격은 커피 48HKD부터, 점심코스 198HKD부터, 저녁코스 680~1280HKD다. 오전 10시에 열어 오후 11시까지 영업한다.

▦틴룽힌(Tin Lung Heen)

엘리먼츠몰과 연결된 리츠칼튼 호텔의 광둥식 레스토랑이다. 광둥요리의 대가인 폴 라우 (Paul Lau) 세프가 총괄하는 레스토랑으로 파인다이닝의 정수를 보여준다. 아름다운 플레이팅, 입안에서 흥이 터지는 맛 못지않게 레스토랑의 전망도 매력적이다. 102층 높이에서 하버뷰의 낙조를 바라보며 즐기는 고급스런 한 끼는 열심히 살아온 인생에 충분한 보상이 된다. 틴룽힌만의 특제 소스에 곁들여 맛보는 딤섬부터 전복, 제비집, 새우, 바닷가재 등으로 조리한 요리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예산에 맞춰 미슐랭 2스타의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꼭 가보자. 가격은 딤섬 98HKD, 점심코스 668HKD, 저녁코스 1888HKD부터다. 점심은 평일 오후 12시~2시30분, 주말 오전 11시30분~오후 3시, 저녁은 매일 오후 6시부터 10시30분까지 영업한다.

문유선 여행작가ㆍ취재협조 홍콩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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