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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전초기지는 ‘남아공 16강’ 쾌거 시작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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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전초기지는 ‘남아공 16강’ 쾌거 시작된 곳

입력
2018.06.04 04:4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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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서 8일간 담금질

잘츠부르크 1시간 거리 레오강

러시아 가깝고 기온∙시차 비슷

브라질 월드컵 실패 교훈 삼아

최적의 환경∙기후 골라 낙점

러∙일∙호주 대표팀도 캠프 차려

축구대표팀이 사전 캠프 장소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인근 레오강 숙소와 운동장 전경. 대한축구협회 제공
축구대표팀이 사전 캠프 장소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인근 레오강 숙소와 운동장 전경. 대한축구협회 제공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남쪽으로 약 1시간 거리인 레오강(Leogang)은 인구가 약 3,000명 안팎인 조용한 농촌이다. 겨울이면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는 관광객이 몰려들고 험준한 지형 특성을 잘 살린 ‘산악자전거의 천국’이기도 하다.

신태용(49)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이 작은 마을을 전초 기지 삼아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에 도전한다.

지난 달 21일 소집해 국내에서 온두라스(2-0 승),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1-3 패)와 두 차례 평가전을 소화한 뒤 23명의 최종 명단을 확정한 신태용호는 3일 사전 캠프인 오스트리아로 출국해 약 11시간 비행 끝에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도착했다. 버스로 약 4시간을 더 달려 레오강에 여장을 풀었다. 대표팀은 이곳에서 8일 간 담금질을 한 뒤 오는 12일 베이스캠프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한다.

레오강은 한국-오스트리아-러시아 간 접근성이 좋고 무엇보다 러시아와 흡사한 기후, 시차를 지녀 최적의 전지훈련 장소로 꼽힌다. 신태용 감독이 올 초 직접 이곳을 방문한 뒤 사전 캠프 장소로 선택했다.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조별리그 3경기가 벌어질 니즈니 노브고로드(18일 스웨덴전), 로스토프(24일 멕시코전), 카잔(27일 독일전) 3개 도시의 6월 최저~최고 기온은 12~20도, 평균 기온은 17도 안팎인데 레오강이 거의 비슷하다. 시차도 러시아와 한 시간이다.

대표팀이 묵는 숙소는 운동장과 바로 붙어 있고 주변 환경이 조용한데다 담으로 둘러싸여 운동과 휴식에만 집중할 수 있다. 현지에서 벌어질 볼리비아(7일), 세네갈(11일)과 두 차례 평가전이 열리는 도시 인스부르크, 그로딕과도 차로 1시간 30분, 1시간 정도면 이동 가능하다. 이 지역은 전지훈련을 워낙 많이 유치해 축구단에 협조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한국 말고도 월드컵 개최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일본과 나이지리아, 세르비아,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페루도 오스트리아에 캠프를 차렸다.

한국은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달성한 8년 전에도 남아공과 기후가 비슷하고 시차는 같은 오스트리아 인근 인스부르크에서 최종훈련을 해 성공을 맛봤다. 이번에 볼리비아와 평가전이 열릴 티볼리 스타디움이 남아공 입성 직전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스페인과 경기를 치른 장소다. 한국은 당대 최강으로 꼽히던 스페인에 0-1로 졌지만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한껏 자신감을 충전한 채 남아공에 들어갈 수 있었다.

반면 4년 전 브라질월드컵의 실패는 이번 사전캠프, 베이스캠프 선정에 ‘반면교사’가 됐다.

당시 한국은 러시아와 1차전이 벌어질 브라질 쿠이아바의 고온다습한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 비슷한 기후를 지닌 미국 동부지역의 마이애미를 사전 캠프 장소로 정했다. 그러나 마이애미에서 기습적인 강우로 훈련이 자주 취소돼 정상 훈련이 이뤄지지 않았다. 몇몇 선수들은 황열병 후유증 탓인지 감기 몸살로 고생했다. 황열병은 주사를 맞은 뒤 3∼5일 사이에 두통과 고열 등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어 최소 출국 열흘 전 접종을 권장하는데 홍명보호는 주사를 안 맞으려다가 마이애미 출국 전날에야 부랴부랴 예방접종을 했다. 대한축구협회가 펴낸 브라질월드컵 백서에도 선수 등 대표팀 관계자 47명 중 16명이 ‘황열병 주사가 컨디션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이 중에는 “예방주사를 맞고 선수들이 몸살을 앓고 몸이 무거워 이번 월드컵이 망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조성됐다. 미국(사전 캠프인 마이애미)에서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는 코멘트도 있다. 또한 브라질월드컵 베이스캠프였던 이구아수와 조별리그 경기가 벌어질 도시의 기온이 최대 20도까지 차이가 나 선수들이 몸관리에 애를 먹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 상대보다 한 발이라도 더 뛰어야 그만큼 승리 확률이 높아지는데도 불구하고 브라질월드컵 때는 러시아, 알제리와 조별리그 1, 2차전 모두 활동량에서 뒤진 끝에 1무 2패로 부진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승패를 떠나 우리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에서 러시아월드컵 3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오스트리아에서부터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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