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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북한과 비핵화 일괄타결 후 이행은 순차적으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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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북한과 비핵화 일괄타결 후 이행은 순차적으로 해야”

입력
2018.04.0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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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와세다대 국제심포지엄 기조연설

“북, 비핵화 구체적 행보 시 유엔 제재완화 요청 가능”

“북, 주한미군 철수 주장 시 한미 받아들이지 않을 것”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31일 일본 와세다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반도의 핵위기-대화에 의한 해결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31일 일본 와세다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반도의 핵위기-대화에 의한 해결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31일 “북한 비핵화 문제를 푸는 데 가장 좋은 것은 원칙적으로는 일괄타결이 필요하고 이행은 순차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행보를 보일 경우엔 한국이 중국, 미국과 같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재 완화를 요청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전 정부와 달리 남북정상회담이 정권 초에 개최되는 만큼 북한이 핵ㆍ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남북 정상이 1년에 두 번씩 만나는 셔틀외교 가능성도 언급했다.

문 특보는 이날 일본 와세다(早稲田)대학교에서 열린 ‘한반도의 핵 위기-대화에 의한 해결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열린 국제심포지엄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과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일괄타결을 주장하는 한편 현실적이고 유연한 접근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특보는 “한꺼번에 북한의 요구를 들어줬다가 북한이 말을 안 들으면 손해다. 단계별로 주고 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북한의 핵 동결→시설 신고→미국 등의 사찰→검증 가능한 폐기’라는 비핵화 과정을 언급하고 “이를 한꺼번에 할 수 없으니 그런 의미에서 이행은 순차적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비핵화 문제가 빨리 끝나면 좋겠지만 쉽게 끝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가 전날 “북핵 문제가 25년째인데 TV 코드를 뽑으면 TV가 꺼지듯 일괄타결을 선언하면 비핵화가 다 끝나는 것인가”라며 “검증과 핵 폐기 과정은 순차적으로 단계적으로 밟아갈 수밖에 없다”고 밝힌 것과 같은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문 특보는 “북한이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것을 막는 것은 우리의 지식과 감시능력”이라며 “이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국제 공조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은 성공하리라 전망하지만 북미정상회담은 변수가 너무 많아 불확실하다”며 “그럼에도 지금 일어나는 역사적 흐름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지극히 바람직한 것이며 우리는 기회를 포착해 앞으로 3개월 간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데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문제에 대해 낙관론, 비관론, 회의론도 존재하지만 모두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며 “그러기 위해 남북ㆍ북미 정상회담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북한을 너무 악마화하지 말고 북한의 행동에서도 진실성이 있는 부분이 있고 역지사지로 문제를 푸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향후 남북간 교류협력과 관련해선 “2007년 10ㆍ4 남북정상선언에서 합의한 48개 교류협력사업을 검토해 보니 최소 20개 정도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와 관계 없이 할 수 있다”며 북한 결핵 환자 지원, 나무심기 사업 등을 거론했다.

문 특보는 북한이 협상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할 경우 한국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의 전제 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면 국내 정치가 혼란스러워 지고 동북아 정세가 불안정해질 테니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폐기하면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할 수 있다는 회의론이 있는데 이는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딱 한번 쏜 ICBM 갖고 내미는 주한미군 철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도쿄=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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