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별 기자

등록 : 2018.02.12 14:34
수정 : 2018.02.12 18:46

평창에 20억 기부 재일민단 “조국 행사에 늘 힘 보태왔죠”

평창 방문한 오공태 단장

등록 : 2018.02.12 14:34
수정 : 2018.02.12 18:46

“서울올림픽때도 500억 전달

한일 관계 악화땐 피해 많아

양국 미래지향적으로 나가길”

오공태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단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2억엔을 기부한 민단에 대해 말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대한민국 근대화 과정에서, 또 굵직한 이벤트마다 재일동포들이 힘을 보태온 게 벌써 70년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사회에 너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요.”

1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만난 오공태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 단장은 지난달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성금 2억엔(한화 약 20억원)을 기부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생색을 내겠다’는 게 아니라, ‘재일동포의 뜻이 묻히는 게 안타깝다’는 취지다. 오 단장은 평창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기 위해 최근 민단 단원 200여명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민단은 1948년 런던 올림픽에 한국 대표팀 유니폼, 여비 등을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에는 성금 100억엔(당시 500억원)을 전달했다. 이 외에도 한국전쟁 참전, 1970년대 구로공단 조성 등 주요 사건마다 재일동포들이 나섰다. 2008년 숭례문 화재, 2014년 세월호 참사 등 모국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정성을 모았다.

오 단장은 “평창 올림픽의 경우 모금기간(3개월)이 짧아 목표액(1억엔)을 모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컸다”고 했다. 그래서 오 단장도 1,000만엔을 냈다. 이후 유재근 민단 상임고문이 1억엔을 기부하며 성금은 목표액 두 배에 달했다. 지난달 성금을 전달하며 오 단장은 “관심과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패럴림픽 홍보와 선수 격려 등에 쓰이길 바란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늘 모국을 마음에 품고 살았기에, 한국 사회가 재일동포 공헌을 알아 줬으면 하는 기대도 크다. “교과서에 재일동포 사회의 기여를 담는 게 숙원 사업이다”고 말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한일관계에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국과 일본이 대립각을 세우면 어떤 방식으로든 재일동포들에게 피해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는 “한일관계가 점차 악화하고 있는데,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ㆍ일본 극우단체 중심으로 자행되는 혐오 발언)를 직접 경험하는 우리로선 걱정이 크다”고 했다.

1946년생인 오 단장은 20대 중반부터 민단 나가노현 스와시 지부를 시작으로 오랫동안 민단의 안살림을 맡아왔으며, 일본 내 정치ㆍ경제계의 유력 인사들과 폭넓은 교류를 통해 양국관계 개선에 힘써 왔다. 민단중앙본부 부단장 등을 거쳐 현재 동경한국학교 이사장(2010년~)과 민단 중앙본부 단장(2012년~)으로 재임 중이다. 재일동포 2세로는 첫 단장이기도 하다.

이달 말 임기에서 물러나는 오 단장은 “과거 문제 때문에 양국이 관계 개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놓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정부가 일본과의 미래지향적인 관계 형성에 힘써 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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