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발 삼각관계’에 관심 집중
국민의당에 달린 김재수 장관의 운명
새누리와 더민주의 치열한 구애 경쟁
정기국회가 한창인 여의도가 아침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삼각관계’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원내 1당인 새누리당(129석)과 2당인 더불어민주당(121석)이 38석에 불과한 국민의당을 향해 치열한 구애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6월 국회의장직 쟁탈을 위해 시작된 양당의 구애 경쟁은 더민주가 지난 21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면서 또다시 촉발됐습니다. 새누리당 입장에선 해임건의안을 부결시키기 위해, 더민주 입장에선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민의당의 협조가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해임건의안이 통과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가 찬성표를 던져야 하는데 더민주 소속 의원 121명과 정의당 6명, 무소속 5명이 전부 찬성표를 던진다 해도 과반(150석)에 한참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3당의 팽팽한 삼각관계는 22일“국민의당을 잘 대해 달라”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 공개되면서 정점을 찍었습니다. 이날 오전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 한창인 본회의장에서 정 원내대표가 당 소속 원내부대표단이 모여있는 카카오톡 단체방에 “오늘 하루 국민의당을 잘 대해 달라. 내일 국민의당이 부표(반대표)를 던져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올렸고 이에 원내대변인인 민경욱 의원이 “오늘 아침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을 만나 아주 잘 대해줬다”는 답을 올린 것입니다.
앞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우리당과 정의당, 무소속 의원의 100% 참여 전제 하에 국민의당 의원 19명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내일(23일) 본회의 개의 후 산회까지 반드시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에 나섰습니다. 더민주 관계자들은 일부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국민의당의 동향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단 몸값이 높아진 국민의당은 콧대도 높아진 상태입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김 장관 해임건의안과 관련, 협조를 구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참새가 방앗간에 왔으면 무언가 찍고 가지”라는 여유의 말을 건넸고, 민경욱 의원이 “잘 대해줬다”고 밝힌 당사자인 손금주 대변인은 “민 의원이 안부만 전했지, 잘 대해 준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국민의당은 결별한 옛 연인(더민주)과 낯뜨거운 러브콜을 보내는 새누리당 중에 누구를 택할까요. 참고로 과거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가결 사례는 3대 국회(1955년) 임철호 농림장관을 시작으로 2003년(16대 국회)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에 이르기까지 총 5차례 있었다고 합니다. 이제 운명의 날(23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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