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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모건

입력
2017.04.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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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4.17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전신이라 해도 될 J.P 모건의 창업자 존 피어폰 모건이 1837년 오늘 태어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전신이라 해도 될 J.P 모건의 창업자 존 피어폰 모건이 1837년 오늘 태어났다.

“질문: 찰리, 누가 세상을 창조했지? 대답: 하나님이 기원전 4004년 창조했습니다. 그리고 1901년 제임스 J. 힐(철도)과 존 피어폰 모건(금융), 존 D. 록펠러(석유)가 세상을 재창조했습니다.” 시사잡지 ‘라이프’에 실린 교리 문답 패러디 중에 저런 게 있었다고 한다. 20세기 세계 금융을 좌지우지한 J.P. 모건의 창립자 존 피어폰 모건(John Pierpont Morgan)이 1837년 4월 17일 미국 코네티컷주 하트퍼드에서 태어났다.

모건이 회사 창립연도로 꼽는 것은 1838년이다. 부동산 투자와 고리대금업으로 부를 축적한 아버지 J.S.모건이 미국인 조지 피바디가 미국 채권을 영국 투자가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런던에 설립한 은행을 사들인 게 1838년이기 때문이다. 모건이 물려받아 ‘모건 하우스’의 토대로 삼은 게 이 기업이었다.

모건 하우스의 역사는 전쟁과 경제공황 위에 씌어졌다. 대학 졸업 후 아버지를 돕던 모건은 1861년 남북전쟁이 일어나자 뉴욕으로 진출해 본격적으로 자기 사업을 시작했다. 낡은 카빈 소총을 3.5달러에 구입해 약간 손 본 뒤 22달러에 되파는 방식으로 상당한 부를 축적한 그는 전쟁이 끝나자 철도산업으로 눈을 돌렸다. 소규모 철도회사들의 인수ㆍ합병을 반복, 미국 굴지의 철도업자로 떠오른 모건은 이번엔 철도와 긴밀한 관계에 있던 통신산업으로 손을 뻗친다. 전신ㆍ전화 관련 기업들을 마구잡이로 매입해 업계를 장악한 뒤 그가 한 일은 통신 내용을 도청하는 것이었다. 전장에서 수십 배의 차익을 남기던 시절부터 모건은 정보가 곧 돈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목표를 이루는 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는 게 어리석은 짓이란 것도 잘 알고 있었다. 통신망을 타고 들어온 정보를 이용해 그는 투자계획을 세웠고 철강, 영화산업으로 발을 넓혀갔다.

1907년 대규모 금융공황이 일어났을 당시 모건의 입지는 가히 국가중앙은행에 비견할 만 했다. 기업들이 도산하고 주가가 폭락하자 모건은 무능한 정부 대신 직접 교통정리를 시작했다. 정부로 하여금 국립은행에 구제금융을 지원케 하고, 대형 은행은 투신사에 대출을 내주도록 해 한달 여 만에 경색을 해결했다.

로마를 여행하던 75세의 모건이 숨진 게 1913년이었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탄생한 게 그 해 12월이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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