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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장기화에 ‘딜쿠샤’ 개방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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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장기화에 ‘딜쿠샤’ 개방 연기

입력
2018.05.04 04:4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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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ㆍ1운동 해외에 알린 언론인 집

해방 후 정부로 소유권 이전 불구

마지막 한 가구와 소유권 다툼

내년 8월로 일단 개방 늦춰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AP통신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의 옛집, 딜쿠샤 전경. 서울시 제공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AP통신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의 옛집, 딜쿠샤 전경. 서울시 제공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인 제니퍼 테일러가 2016년 서울을 방문해 기증한 딜쿠샤 내부 사진. 서울시 제공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인 제니퍼 테일러가 2016년 서울을 방문해 기증한 딜쿠샤 내부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내년 3ㆍ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계획했던 ‘딜쿠샤’ 개방을 잔류 거주민과의 소송이 장기화되자 결국 늦추기로 했다.

3일 시에 따르면 미국 AP통신 특파원 고 앨버트 테일러가 살았던 집, 딜쿠샤의 개방이 내년 3월에서 8월로 한 차례 연기됐다. 시 관계자는 “소송 때문에 복원 공사가 늦어져 예정대로 전면 개방은 불가능하지만 내년 3월 1일 딜쿠샤에서 간단한 기념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일러는 1942년 일본이 쫓아낼 때까지 20년간 딜쿠샤에 살면서 3ㆍ1운동과 제암리 학살 사건을 해외에 가장 먼저 알렸던 인물이다.

개방 시기가 미뤄진 가장 큰 이유는 딜쿠샤에 남아 있는 마지막 한 가구와 소유권 다툼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다. 해당 가구는 과거 부동산 계약을 통해 딜쿠샤에 입주했기 때문에 무단 점유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코는 지난해 2월 이 가구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시는 광복절이 있는 8월로 개관 시기를 수정했지만 재판 결과에 따라 시기는 이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

딜쿠샤는 해방 후 정부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하지만 초기 관리가 소홀한 사이 사람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고 이 상태가 최근까지 이어졌다. 2016년 기재부, 문화재청, 종로구와 함께 ‘딜쿠샤 보존 양해각서’를 체결할 당시 딜쿠샤엔 12가구 23명이 거주 중이었다.

시 관계자는 “무단 점유 상태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건물이 많이 변형되고 훼손돼 원형 복원 공사가 시급하다”며 “특히 내부는 임대를 위해 임의적으로 여러 칸으로 나눠 놓은데다 불법 증축이 이뤄져 있다”고 말했다. 딜쿠샤는 2015년 진행된 안전 진단에선 최하 등급인 D등급을 받았다.

서울 종로구 사직터널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빨간 벽돌집’ 딜쿠샤는 앨버트 테일러가 1923년 직접 지은 가옥이다.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까지 총 면적 623.76㎡ 규모로, 영국과 미국의 주택 양식이 절충된 형태다. 일제 강점기 근대 건축의 발달 양상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꼽힌다. 테일러는 미국으로 추방된 후 1948년 6월 미국에서 숨졌으며 ‘한국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에 따라 현재 서울 마포구 양화진 외국인 묘역에 안치돼 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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