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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를 줄이는가

입력
2018.08.1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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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자율주행차가 운전사 없이 길거리를 달리고, 각종 센서가 보내오는 신호를 기계가 읽어서 스스로 작동하며, 고객서비스 문의에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사람 목소리 같은 기계음이 적절하게 대응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 기술,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 사물인터넷,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등을 동반하는 4차 산업혁명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이 제조업만이 아니라 서비스업 전반과 인간의 삶에 전례 없이 넓고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결국 일자리를 줄일 것인가, 아니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인가?

프레이와 오스본(2017)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을 수반한 컴퓨터화로 인해 미국의 약 47%의 일자리가 없어질 고위험군에 속해 있다고 보고 있다. 맥킨지보고서(2017)에서는 15% 가량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OECD 보고서(2018.3)에서는 14% 가량의 일자리가 없어질 고위험에 놓여 있고 약 32% 가량의 일자리에서 작업방식의 상당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숙련의 단순반복 저임금 일자리는 사라질 위험이 크지만, 전문적이거나 사회적 소통이나 상호작용이 필요한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사라질 위험이 적다고 평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재화와 서비스 생산에서 공급사슬 중심의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산업플랫폼의 등장에 따라 기존의 가치사슬과 산업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산업(제조업과 서비스업)간 융합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여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여 기존의 도소매시장을 변화시킬 것이며, 공유경제의 확산으로 자동차 소유, 호텔 이용, 금융과 재능 이용에서의 변화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일자리수, 직무내용과 직무수행방식 및 기존의 고용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 같은 디지털 기술이 가져올 4차 산업혁명이라는 혁신적 변화의 예상에도 불구하고 2007~2016년까지의 연도별 노동생산성 증가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오히려 1990년대나 2000년대 후반보다 떨어지고 있다. 이것은 여전히 최신 디지털기술의 보급이 초기단계이고 앞으로 중소기업까지 확산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국가별, 산업별로 신기술의 이용도에서 상당한 격차가 발생하고 있으며 신기술의 보급만이 아니라 신기술에 적합하도록 조직 변화, 사업모델 변화, 노동자들의 숙련, 작업공정 변화 등 생산방식의 변화에도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임을 말해준다.

이런 점에 비추어 OECD(2018. 3)에서는 언론에서 과장되어 보도되는 것보다는 실제 신기술이 가져오는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질 위험은 적고, 오히려 기존 직무나 일하는 방식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여러 영역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신기술이 가진 잠재적 고용창출 가능성, 융복합을 통한 신규고용 창출 가능성은 꽤 높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맥킨지보고서(2017)에 의하면, 2030년까지 4차 산업혁명은 고령화, 소득상승과 맞물려 약 18.4%의 신규고용 창출이 가능하며, 정부와 기업들의 추가적인 노력에 따라서는 여기에 추가로 8.7%의 신규고용이 창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를 위협하고 삶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는 우려가 크지만, 현실은 4차 산업혁명도 우리가 대응하기에 따라서 상당한 신규고용도 낳고, 우리의 실정에 맞도록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오히려 문제는 4차 산업혁명의 여러 신기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그 기술들이 가진 잠재력을 우리의 요구와 이해에 맞게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하느냐에 달려 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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