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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이 웜비어 죽였다” 분노의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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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이 웜비어 죽였다” 분노의 美

입력
2017.06.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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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잔혹한 북한 정권 규탄”

틸러슨 “불법구금 책임져야” 경고

한미 정상회담에 잇단 악재 우려

19일(현지시간) 사망한 오토 웜비어가 지난해 북한 재판정에 끌려 나오는 모습. AP 연합
19일(현지시간) 사망한 오토 웜비어가 지난해 북한 재판정에 끌려 나오는 모습. AP 연합

북한에 17개월 억류됐다 식물인간 상태로 풀려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19일(현지시간) 귀환 엿새 만에 숨졌다. 건장했던 미국 청년이 김정은 정권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미국내 여론이 고조되면서 북미관계가 최악으로 빠져들 조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정권의 ‘야만성(Brutality)’을 비난한 데 이어 의회와 주요 언론도 강경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대북 정책에서 한미간 이견이 노출된 상황에서 ‘웜비어 사망’이라는 돌발 악재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달 말 정상회담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웜비어의 부모는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 오하이오주 신시내티대학병원에서 치료받던 아들이 오후 2시20분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아들이 집으로 여행을 완전히 끝냈다고 발표하는 것은 우리의 슬픈 의무다. 북한에서 받은 끔찍한 학대는 이런 슬픈 상황 이외의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없도록 했다”고 밝혔다.

북미간 오랜 교섭 끝에 지난 13일 고향에 돌아온 웜비어는 병원에 입원한 지 엿새 만에 공식 사망 선고를 받았다. 웜비어는 심각한 뇌 손상으로 1년 넘게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해 3월 보툴리스균 감염에 따른 식중독 증세로 복용한 수면제 때문에 혼수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 의료진은 보툴리스균 감염 흔적이 없다고 반박했고, 미 정부와 유족들은 가혹행위를 의심하고 있다.

웜비어의 죽음으로 미국 여론은 들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내 “미국은 다시 한번 북한 정권의 야만성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별도 성명에서 “북한은 불법구금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의회에서는 살인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비난이 잇따랐고, CNN은 웜비어 사망 소식을 전하며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당장 미국 시민들의 북한 여행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테러지원국 재지정, 북한을 돕는 중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 북한 핵ㆍ미사일 저지를 위해 검토 중이던 방안들을 예정보다 앞당겨 시행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웜비어 사망에 따른 미국 국내의 대북 여론 악화는 29, 30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자세가 더욱 강경해진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정반대로 유연한 대북 접근 의사를 내비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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