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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이력 없어도 괜찮아... 탕웨이이니까

입력
2016.11.2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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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북 오브 러브'. 퍼스트런 제공
영화 '북 오브 러브'. 퍼스트런 제공

이달 탕웨이가 주연한 중국 영화 ‘사랑: 세 도시 이야기’(24일 개봉)와 ‘북 오브 러브’(30일 개봉)가 잇따라 개봉합니다. 탕웨이의 이름을 알린 ‘색, 계’(2007)가 지난 9일 재개봉했으니 탕웨이 출연작만 세 편 이달 극장가에 선보이게 됐습니다. 11월이 탕웨이의 달이라 해도 그리 지나치지 않습니다.

탕웨이는 한국인이 유난히 사랑하는 배우입니다. 중국에서 주로 활동하지만 ‘만추’에 출연하며 한국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만추’의 김태용 감독과 결혼해 친근감을 더욱 키웠습니다. 서글서글한 눈매에 성실하고도 겸손한 태도도 그가 사랑 받는 이유로 꼽힙니다.

탕웨이 출연작은 매년 1편 꼴로 꾸준히 국내 개봉했습니다. 2011년 ‘무협’과 ‘스피드 엔젤’이 극장가를 찾았고, 2013년엔 ‘시절인연’, 2014년엔 ‘황금시대’가 각각 국내 영화팬들과 만났습니다. 지난해에는 ‘온리유’가 개봉해 늦가을 연정을 자극했습니다. 중국영화의 한국 시장 관객 점유율이 올해 0.2%(27일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한국영화계의 탕웨이 사랑이 눈에 띕니다.

하지만 최근 수입돼 개봉한 탕웨이 영화들의 흥행 성적은 초라한 편입니다. 대부분이 1만명 안팎의 관객을 모았습니다. ‘무협’(2011)이 그나마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는데 2만8,698명이었습니다. ‘스피드 엔젤’은 개봉은 했다지만 영화진흥위원회에 흥행 기록이 아예 없을 정도로 극장 관객과 거리가 먼 영화였습니다. ‘시절인연’은 6,915명이 봤을 뿐입니다.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을 겨냥해 개봉한 듯한 ‘사랑: 세 도시 이야기’는 27일까지 14명만이 봤습니다. 190만명이 봤던 리안 감독의 ‘색,계’를 제외하면 잭팟과는 거리가 한참 멉니다. ‘색,계’가 개봉한지 10년이 다 됐으니 ‘색, 계’에 기대 흥행을 바랄 수는 없는 시기입니다.

영화 '사랑: 세 도시 이야기'. 케이알시지 제공
영화 '사랑: 세 도시 이야기'. 케이알시지 제공

‘탕웨이 효과’가 없는데도 탕웨이 영화가 계속 수입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영화 관계자들은 탕웨이의 호감도와 인지도를 우선적으로 꼽습니다. 김 감독과의 결혼이 긍정적인 이미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입니다. ‘분당댁’(한국 거주지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라서 생긴 별명)이라 불리며 부산국제영화제 사회를 보는 등 국내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지요.

‘색,계’와 ‘만추’를 거쳐 김 감독과의 결혼으로 높아진 인지도는 여느 아시아 배우들이 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를 발판으로 탕웨이는 국내 유명 여배우들이 바통을 주고받으며 등장했던 한 화장품 업체 광고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온리 유’의 마케팅 관계자는 “중국영화에 대한 인지도 자체가 없는 게 현실”이라며 “탕웨이를 앞세워 영화를 알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라고 밝혔습니다. ‘황금시대’의 수입사 관계자는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 수입을 결정했지만 탕웨이에 대한 흥행 기대감도 없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당장 흥행은 되지 않아도 언젠가는 대박으로 이어지리라는 심리가 탕웨이 영화 수입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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