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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출 땐 몰랐는데 안무가 되니 챙길 게 너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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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출 땐 몰랐는데 안무가 되니 챙길 게 너무 많아요”

입력
2017.04.1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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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강효형

허난설헌 시와 삶 담은

세 번째 연출작 준비 한창

무용계 아카데미 후보에도 올라

안무가와 무용수를 오가는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강효형이 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안무가와 무용수를 오가는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강효형이 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예전엔 외국 안무가들 성격이 불 같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그 자리에 와 보니 알겠어요. 시간 안에 최대한 완벽한 걸 만들어 내야 하는데 무용수들이 내 맘처럼 따라 주지 않으니 그랬던 거죠(웃음).”

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강효형(29)은 이틀 전까지 대구에서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무대에 무용수로 올랐다. 하지만 16일부터는 안무가로 변신했다. 내달 5~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올릴 ‘허난설헌-수월경화’(‘허난설헌’)를 안무하느라 여념이 없다. 강효형은 무용수와 안무가를 오가는, 드문 무용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허난설헌’은 강효형의 세 번째 안무작이다. 그는 전막(55분)을 올리기는 처음이라 안무가들의 마음을 이제 알 것 같다고 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무용수도 36명으로 지금까지 중 최대다. 이전 두 작품과 달리 자신이 춤을 추지는 않는다. 그는 “제가 통솔할 부분이 많고 의상, 무대 세트, 조명 등 세심하게 챙길 부분도 늘었다”며 “최대한 꼼꼼하게 보려고 안무와 연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의 의뢰로 지난 여름부터 이번 작품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조선 중기 시인 허난설헌의 작품 ‘감우’와 ‘몽유광상산’을 통해 허난설헌의 시와 삶을 전달하려 한다. 그동안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떠오르는 이미지와 동작을 안무로 엮었지만 이번엔 스토리를 구성하는 데 시간을 많이 보냈다. 강효형은 “시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와 함께 시 화자로서 허난설헌의 삶을 추상적으로 녹여 냈다”고 설명했다.

‘허난설헌’의 음악은 황병기의 가야금 연주곡 등 국악을 바탕으로 했다. 강효형은 춤 사위에도 한국적인 요소를 접목시켰다. “팔 사위 등에서 곡선의 움직임이 많아요. 무용수의 호흡이 관객들에게 에너지를 전달하고 춤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한국무용의 호흡법을 무용수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흔치 않은 무용수에서 안무가로의 변신, 여러모로 ‘혼합’을 강조하는 그의 배경은 어디에서 왔을까? 그는 “어릴 때부터 창작에 대한 욕구가 있었고 궁극적인 꿈이 안무가였다”고 말했다. 어릴 때는 미국 오디션프로그램 ‘소 유 싱크 유 캔 댄스’ 팬이었단다. “한 무용수가 미션을 받으면 발레든 라틴댄스든 왈츠든 다 해야 하는데, 그걸 또 해내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나도 저런 춤을 추고 싶다, 안무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대학 진학 뒤 재즈^힙합^라틴 댄스 등 다양한 장르의 춤을 배웠다. 2014년 케이블채널 Mnet의 ‘댄싱나인 2’에 출연했던 이유도 다양한 춤을 배우고 싶어서였다. 강효형은 “안무가로서 걸음마를 막 뗀” 단계라고 자평하지만 첫 번째 안무 작 ‘요동치다’로 내달 30~31일 러시아 볼쇼이 극장에서 열리는 무용계의 아카데미상 ‘브누아 드 라당스’ 안무가 부문 후보에 올랐다. “제가 평소에 보고 배웠던 안무가들과 함께 후보에 올랐더라고요. 너무 행복하고 좋지만 그 만큼 뒤처지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양진하 기자^사진 홍인기 기자realha@hankookilbo.com

안무가로 변신한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강효형이 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안무가로 변신한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강효형이 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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