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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회사가 '사원 블랙리스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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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회사가 '사원 블랙리스트' 운영"

입력
2017.08.0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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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공개한 ‘카메라기자 성향’ 분석표. 보도 부문 카메라기자들의 개인별 성향과 출신, 170일 파업 가담 여부, 노동조합과의 친소 관계 등에 따라 4등급으로 나눴다. 언론노조 MBC본부 제공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공개한 ‘카메라기자 성향’ 분석표. 보도 부문 카메라기자들의 개인별 성향과 출신, 170일 파업 가담 여부, 노동조합과의 친소 관계 등에 따라 4등급으로 나눴다. 언론노조 MBC본부 제공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가 사측이 사원 개개인의 등급을 매겨 인사 평가와 인력 배치에 활용했다며 ‘MBC판 블랙리스트’ 문건을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사측은 “정체불명의 문건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7일 “재직 중이던 MBC의 카메라기자 65명을 기수 별로 나눈 뒤, 각각의 성향을 분석해 기록한 문건들을 확보했다”며 이른바 ‘카메라기자 성향분석표’와 ‘요주의 인물 성향’ 명단을 공개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규탄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문서를 보면 작성자는 MBC노동조합(제3노조) 소속 카메라기자로 돼 있다. 김장겸 MBC 사장이 보도국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2013년 7월 6일 작성됐고, 다음해 2월 16일까지 수정됐다. ‘카메라기자 성향분석표’는 각각 4개 등급(☆☆·○·△·✕)으로 나눠 도표 형식으로 기록했다. ☆☆ 표시는 각각 회사의 정책에 충성도를 갖고 있고 향후 보도영상 구조 개선과 관련(영상취재 PD 등 구조 관련) 합리적 개선안 관련 마인드를 가진 이들(6명), ○ 표시는 회사의 정책에 순응도는 높지만 기존의 카메라기자 시스템의 고수만을 내세우는 등 구체적 마인드를 갖고 있지 못한 이들(19명), △ 표시는 언론노조 영향력에 있는 회색분자들(28명), ✕ 표시는 지난 파업의 주동 계층으로 현 체제 붕괴를 원하는 이들(12명)이다.

‘요주의 인물 성향’은 ✕·△·○의 각 등급별 일부 기자들에 대한 개인별 평가를 상세히 적었다. 정치적 성향과 회사 정책에 대한 충성도, 노조와의 관계 등에 대해 언급했고, ‘(절대) 격리 필요’ ‘보도국 외로 방출 필요’, ‘추후에도 주요부서에서 격리 필요’ 등 인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듯한 표현도 등장한다. 일부 기자에 대해선 ‘게으른 인물’, ‘영향력 제로’, ‘무능과 태만’, ‘존재감 없음’ 등 인신공격성 표현도 담았다.

언론노조 MBC본부가 공개한 ‘요주의 인물 성향’ 분석표. 등급별로 나눈 기자들에 대한 개별 평가가 담겨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제공
언론노조 MBC본부가 공개한 ‘요주의 인물 성향’ 분석표. 등급별로 나눈 기자들에 대한 개별 평가가 담겨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제공

최고 등급인 ☆☆ 부류 기자들은 현재 보직을 맡고 있거나 정치부·사회부 등 주요 영상 취재 자리를 차지했으나 최하 등급인 ✕ 부류 기자들 대부분은 보도국 밖으로 밀려났다는 게 언론노조 MBC본부의 주장이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문건으로 발견되지 않았을 뿐, 블랙리스트는 아나운서, PD, 경영, 취재기자, 엔지니어, 촬영감독, 그래픽 디자이너 등 MBC 내 모든 부문에 걸쳐 철저하게 실행됐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진상조사단을 가동해, 모든 직종의 블랙리스트 관련 증거를 수집할 계획”이라며 “위법 행위가 드러난 경영진과 간부들에 대해서는 모두 추적·고발해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MBC 측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의 경영진은 물론 보도본부 간부 그 누구도 본 적도 없는 문건”이라고 부인했다. 이어 “노조는 명단을 어떻게 입수했는지, 누가 작성했는지, 그 명단으로 누가 어떤 조처를 했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라”며 “허위 사실을 유포해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경영진과 보도본부 간부들의 명예를 훼손한 인사들에 대해서는 형사와 민사 등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유신 언론노조 MBC본부 홍보국장은 “작성자 이름을 밝히긴 어렵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단독으로 행했다고 보기 어렵다. 여러 사람이 개입했을 것”이라며 “이르면 오는 9일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남은 부분은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라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언론노조 MBC본부가 공개한 ‘요주의 인물 성향’ 분석표. 등급별로 나눈 기자들에 대한 개별 평가가 담겨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제공
언론노조 MBC본부가 공개한 ‘요주의 인물 성향’ 분석표. 등급별로 나눈 기자들에 대한 개별 평가가 담겨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제공
언론노조 MBC본부가 공개한 ‘요주의 인물 성향’ 분석표. 등급별로 나눈 기자들에 대한 개별 평가가 담겨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제공
언론노조 MBC본부가 공개한 ‘요주의 인물 성향’ 분석표. 등급별로 나눈 기자들에 대한 개별 평가가 담겨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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