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많은 포구로 유명했던 곳… 수심 얕아지며 소형 어선만 정박
50세대 한옥 지어 전통마을 조성… 낙조 빼어난 해변 등 천혜의 입지
서해안의 끝자락에 ‘돌머리’란 재미난 이름의 해수욕장이 있다. 전남 함평군 함평읍 석성리에 있는 해변으로 바다로 비죽 튀어나온 곶이 바위로 뒤덮여 불려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이름 못지않게 재미있고 예쁜 곳이다. 해변에는 드넓은 갯벌이 이어져 있고 거대한 소나무 숲이 둘러싸고 있다. 주변에 오염원이 거의 없는 청정의 공간이다. 이 곳의 특징은 둑을 쌓아 만든 7,900㎡이 인공풀장이 있다는 것. 조수간만의 차가 워낙 심해 썰물 때도 물놀이를 할 수 있게 밀물 때 들어온 물을 가둬놓는 풀장이다.
돌머리해변의 앞바다인 함평만은 큰 파도가 일지 않는 바다다. 함평만을 빙 두르고 있는 해제반도가 모든 파도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돌머리의 노을은 서해안에서도 손꼽는 절경이다. 바다 너머 해제반도 위로 빨갛게 타오른 햇덩이가 지는 모습은 장엄하기 그지없다.
함평만 갯벌은 깨끗하며 풍요롭다. 함평 사람들은 이곳에서 나는 세발낙지가 최고로 맛이 있다고 자부한다. 보리새우, 뱀장어 등 다른 해산물도 풍성하게 나는 갯벌이다.
사시사철 잔잔한 바닷가이다 보니 어선들이 모여들었고 오래 전엔 큰 포구가 형성됐다. 돌머리해변에서 2,3㎞ 떨어져 있는 주포가 그곳이다. 1865년에 김정호가 완성한 대동지지(大東地志)에 ‘주항포(酒缸浦)는 서쪽으로 10리에 있고 장사 배들이 모여 머문다’ 라고 적혀있는 글이 주포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당시에는 황실이(강달어), 엽삭, 조기, 새우젓 등이 많이 거래돼 이 포구에 술집이 즐비 했고, 주포라는 이름도 주막집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1960년대 이후 어선의 대형화로 수심이 얕아 큰 배가 못 들어 오면서 지금은 포구의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소형 어선만 조금씩 드나들고 있다.
주포 바로 옆은 해수찜의 원조로 유명하다. 재래식으로 소나무 장작으로 달군 돌로 바닷물을 데워 그 물로 찜질을 하는 것이다. 신경통 관절염 등에 효과가 크다는 말에 전국에서 하루 500명 이상이 해수찜을 받으러 몰려드는 곳이다.
돌머리해변과 해수찜 단지를 옆에 끼고 있는 청정 바닷가에 최근 한옥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군이 사업비 71억 원을 들여 조성한 주포한옥전원마을은 부지 5만9,330㎡ 규모로 495㎡형 20필지와 661㎡형 30필지 등 총 50세대 전통한옥이 들어선다. 올 초 택지분양이 거의 마무리됐다. 이 마을이 각광을 받는 것은 눈앞에 펼쳐진 바다의 절경도 아름답지만 지리적 여건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광주와 목포의 중간쯤에 위치한 이곳은 서해안고속도로, 광주-무안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인접 대도시 접근성도 좋다. 서울 등 수도권 등에서 공직 은퇴자, 교수 등이 입주하면서 웰빙 전원주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군은 마을이 들어선 입지가 최적의 조건이라고 자부한다. 바닷가의 표고가 해발 10m 미만인 완경사의 구릉지에 집들이 들어섰다. 집집마다 환상적인 낙조를 접할 수 있는 시원한 조망권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군은 주포마을의 흙이 다르다고 침이 마르도록 홍보를 한다. 이 지역 토양 대부분은 황토인데 초당대 산학협력단에 황토성분분석 32종 용역을 실시한 결과 음이온 발생량과 원적외선 방사율도 높으며 환경친화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주변의 관광개발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한옥마을 인근 돌머리해변이 지난 2011년 국민여가 휴양시설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내년까지 국비 119억원 등 총사업비 130억원을 투입해 해변탐방로, 갯벌 탐방로, 진입도로, 바다목장 체험장, 오토캠핑장 등 종합복합해양공원이 조성중이다. 또한 주포 종합정비사업으로 다목적센터, 체육시설, 오토캠핑장, 텃밭, 생태 숲 조성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인근 관광지, 한옥마을 등과 어우러져 서해안권의 대표적인 관광·체험 명소로 조성될 예정이다.
한옥과 주변 관광지 시설이 다 들어서는 내년 여름이면 한옥전원마을은 돌머리해변과 해수찜 등과 연계해 국내 최대의 휴양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안병호 함평군수는“고품격 한옥전원마을은 훌륭한 조망과 수려한 환경으로 최고의 입주조건을 갖추다 보니 서울 등 수도권에서 지금도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면서“도시민들의 귀촌으로 인구도 늘어나면서 관광객 증가로 지역경제에 큰 몫을 한 것으로 기대가 된다”고 자랑했다.
함평=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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