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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페인의 ‘상식’

입력
2017.01.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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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1.10

토머스 페인의 ‘상식’이 1776년 오늘 출간됐다.
토머스 페인의 ‘상식’이 1776년 오늘 출간됐다.

“현실적인 종교는 선을 행해야 하며, 신을 섬기는 유일한 방법은 신의 창조물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문명 상태가 시작된 이후 살아갈 때의 조건이 문명 이전에 살아갈 경우보다 더 나쁘지 않아야 한다.”

영국 출신 미국의 사상가 토머스 페인(Thomas Paine)이 저 상식적인 주장을 정치 팸플릿 ‘상식(Common Sense)’에 담아 1776년 1월10일 출간했다. 그의 팸플릿은 미국 독립전쟁기에 쏟아져 나온 2,000여 종의 정치 팸플릿 중 하나였지만 출간 3개월 만에 무려 10만 부가 팔리며 그를 일약 정치 사상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상식’의 요지는 물론 미국 독립이 당연하다는 거였다.

자유주의자였던 그는 정부를 도덕이 충분치 못한 탓에 생겨난 필요악으로 여겨 사회와 차별화했다. “사회를 만든 것은 우리의 필요이고, 정부를 만든 것은 우리의 악함이다. 사회는 우리의 관심을 통합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우리의 행복을 증진시키고, 정부는 우리의 악함을 억제함으로써 소극적으로 우리의 행복을 증진시킨다. 전자는 소통을 촉진하고, 후자는 구분을 만들어낸다. 전자는 후원하고 후자는 징벌한다.” 그는 ‘인지조례’ 등으로 아메리카 식민지 13개 주를 억압하는 영국 ‘정부’를 저렇게 폄하하며 독립을 옹호했다.

그의 팸플릿은, 덜 배우고 못 배운 이들도 함께 읽어야 하는 정치팸플릿이 갖춰야 할 미덕 즉 명쾌한 표현과 평이한 문장, 적절한 비유 등의 전범(典範)으로 꼽힌다. 독립의 당위를 그는 이렇게 비유했다. “하나의 대륙이 섬에 의해 영구히 통치돼야 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너무나 불합리하다. 자연을 보라. 위성이 그의 행성보다 큰 경우는 어디에도 없다. 영국과 아메리카의 관계도 그런 자연의 질서를 뒤집을 수 없으며(…).”

1737년 잉글랜드 노퍽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밖에 못 나왔다.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독학했고, 독립전쟁 직전인 74년 10월 필라델피아로 이주했다. 저 팸플릿을 쓴 뒤 독립전쟁에 종군했고, “싸움이 격렬할수록 승리는 빛난다”는 등의 선동을 담은 팸플릿 ‘위기(Crisis)’도 썼다. 근대적 시민권과 대의정치 등에 대한 그의 정치 사상은 ‘미국독립선언’등 국가이념의 기초가 됐지만, 그는 무신론자로 낙인 찍혀 험한 말년을 보내다 1809년 별세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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