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문화체육관광부ㆍ농림축산식품부ㆍ환경부 등 3개 부처 장관을 바꾸는 인사를 단행했다. 새누리당이 참패한 4ㆍ13 총선에서 민심은 변화와 쇄신을 요구했지만, 박 대통령은 네 달이 지나서야 실시한 소폭 개각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문체부 장관에는 박근혜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과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친박계’ 조윤선(50) 전 국회의원이 인선됐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조 장관 후보자는 문화예술 분야의 조예가 깊고 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는 분”이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농식품부 장관에는 농식품부에서 30여년 간 근무한 김재수(59)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이, 환경부 장관에는 기획재정부 출신인 조경구(57) 국무조정실 2차장이 각각 발탁됐다.
측근과 관료 중심의 안전한 인사를 통해 박 대통령은 정권 후반기를 마무리할 관리형 내각을 꾸리고, 장관 후보자들의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돌발 악재가 터질 위험을 최소화했다. 당초 4~6개 규모의 중폭으로 예상됐던 개각이 소폭에 그치면서, 여야가 요구한 탕평인사와 지역안배 인사는 반영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외교안보 라인은 일단 유임시켰다. 박 대통령이 시차를 두고 우 수석을 물러나게 하고, 그간 개각 대상으로 오르내린 미래창조과학부와 노동부 외교부 등에 대해 연내 순차 개각을 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차관(급) 4명도 교체했다. 국무조정실 2차장에는 노형욱(54)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는 정만기(57)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을 임명했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에는 박경호(53)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가, 농촌진흥청장에는 정황근(56) 청와대 농축산식품비서관이 기용됐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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