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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계 영국인 위험에 빠트린 보리스 존슨, 이란에서 빈손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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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계 영국인 위험에 빠트린 보리스 존슨, 이란에서 빈손 귀국

입력
2017.12.11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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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외교장관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란 수도 테헤란의 대통령사무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외교장관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란 수도 테헤란의 대통령사무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이란 정부가 국가전복 기도 혐의로 억류 중인 이란ㆍ영국 이중국적자 나자닌 자그하리-래트클리프(38)를 법정에서 불리하게 할 발언을 내놓아 비판을 받아 온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이 이틀 간의 이란 방문에서 자국민 석방이라는 기대했던 효과를 보지 못하고 귀국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존슨 장관은 9, 10일(현지시간) 이틀간 이란을 방문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회담했지만 자그하리의 석방 여부에 관해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영국 외교부는 공식 성명에서 “존슨 장관이 로하니 대통령과 1시간 가량 면담했고, 미ㆍ영 금융당국의 대이란 제재와 이중 국적자의 영사 업무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대변인은 “양국 관계의 장애물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했고 모든 영역에서 진전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자그하리의 운명에 대해선 논의가 있었다는 암시만 했을 뿐, 이렇다 할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

존슨 장관은 앞서 국가전복 기도 혐의로 2016년 4월 체포돼 2년 가까이 구금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자그하리가 “이란 언론인을 훈련했을 뿐”이라고 발언했다. 이 때문에 자그하리와 그의 가족이 주장해 온 “자그하리는 이란에서 휴가를 보냈을 뿐”이라는 입장이 무색해졌고,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악의 경우 10년형에 처해질 상황이다. 이 때문에 존슨의 실언(失言)은 의회와 언론의 맹폭을 받았다.

자그하리는 영국에 거주하면서 BBC 미디어액션, 톰슨로이터재단 등 언론 유관기관에서 일했지만 그의 직무는 자선 프로젝트 담당자였다. 그러나 이란 당국은 자그하리가 이란에서 BBC 페르시아어 온라인 저널리즘 코스를 운영, 반이란 프로파간다를 확산했다는 혐의를 두고 있다. 자그하리는 영국ㆍ이란 이중국적자지만 이란 정부는 영국 국적을 인정하지 않고 영국 당국자의 접근도 거부하는 상태다.

존슨 장관의 이란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인증을 선포하면서 위기에 빠진 핵보유 5개국과 독일(P5+1), 이란이 참가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 공동행동협약(JCPOA)을 구제하려는 목적으로 계획됐지만 존슨 장관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영국 언론은 자그하리의 신변이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이라 예측했다. 자그하리의 남편 리처드 래트클래프는 “어쩌면 크리스마스를 함께 집에서 보낼 수 있겠다”라며 존슨 장관의 이란 방문을 “손톱을 씹으며(긴장한 채) 지켜보겠다”라고 발언, 부인의 석방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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