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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 조재룡 “‘능청 연기 다 애드리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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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 조재룡 “‘능청 연기 다 애드리브입니다”

입력
2017.03.2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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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재룡은 "눈에 힘만 준다고 분노가 표현되는 게 아니다"며 "극 중 인물에 대한 분석을 꼼꼼히 해두는 편"이라고 말했다. 왕태석 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배우 조재룡은 "눈에 힘만 준다고 분노가 표현되는 게 아니다"며 "극 중 인물에 대한 분석을 꼼꼼히 해두는 편"이라고 말했다. 왕태석 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빵으로 하트 만드는 장면은 100% 애드리브였죠.”

21일 종방한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은 아내와 딸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사형수 박정우(지성)의 처절한 복수를 그렸다. 묵직하고도 어두울 수 밖에 없는 분위기에 능청스러운 연기로 활기를 불어넣은 이가 있었다. 박정우의 감방 동료인 절도전과 16범 우럭 역을 맡은 배우 조재룡(41)이다. 그는 “네가 죽였다”며 박정우에게 냉소적으로 대하다가도 교회 예배시간 빵으로 하트를 만들고 걸그룹 트와이스의 춤을 추는 ‘반전 매력’을 과시했다.

27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를 찾은 조재룡은 우럭보다 진중한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평소에도 우럭처럼 유쾌한 농담을 즐기지만 사실 내성적인 면이 있다”며 오랜 시간 단역과 조연을 거치며 다진 연기관을 진지한 말투로 밝혔다.

조재룡은 대학 연극 동아리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1994년 소속 동아리가 전국대학연극제에서 대상을 받은 뒤 “연기를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연기를 시작하면서 “‘불효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건 일찌감치 예감했다. 여러 영화 오디션에 응모하며 주차 아르바이트 등을 하는 고행의 시기를 보냈다.

2007년 영화 ‘1번가의 기적’에서 단역을 맡으면서 주류 영화에 첫 출연했다. 김기덕 감독이 제작 각본을 맡은 영화 ‘풍산개’(2011)로 김 감독과 인연을 맺은 뒤 영화 ‘피에타’, ‘그물’ 등 김 감독 연출 작품에 잇달아 나왔다. “‘풍산개’에서 북한 암살단원 역을 맡았는데, 당시 김 감독이 ‘저렇게 온전히 북한 사람 같은 배우가 있냐’고 했다더군요.”

폭력전과 10범과 CCTV 관리직원, 순경 등 여러 역할을 소화해내다 JTBC ‘송곳’의 허 과장으로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허 과장은 상사에게 아부하고 부하 직원에게 이기적으로 구는 이중적인 인물이다. 조재룡은 “허 과장을 연기한 이후 찾는 곳이 많아졌다”며 “‘피고인’ 캐스팅 역시 ‘송곳’에서 보인 연기가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재룡은 ‘피고인’을 “연극 같다”고 평가했다. 감방 식구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애드리브로 연출한 장면이 많아서다. 출소할 때 동료 죄수 뭉치(오대환)의 옷을 빼앗아 입거나 종이로 하트를 접어 선물하는 장면은 애드리브다. 그는 “즉흥적인 연기를 펼쳐 보일 수 있어 연극을 좋아한다”며 “‘피고인’에서 딱 그런 식으로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카메라 앞에 선지 10여년이 지난 조재룡은 “이제야 드라마, 영화가 편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관객과 호흡하는 연극 무대보다 어색했는데 “요즘은 여유가 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적응 단계”라고 말했다. 자신이 생각한 감정선과 다른 연기가 나올 때마다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전 흥행 배우가 돼야겠다는 전투적인 자세로 활동을 하고 있진 않아요. 그래도 제 역량을 스스로 진단할 때마다 부족하다고 느끼고 욕심이 생겨요. 앞으로 코믹한 악역뿐만 아니라 진지한 성격의 인물도 연기해보고 싶고요.”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배우 조재룡은 "배우 지성은 연기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배울 점이 많은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SBS '피고인' 방송화면 캡처
배우 조재룡은 "배우 지성은 연기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배울 점이 많은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SBS '피고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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