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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손에 떨어진 팔미라 세계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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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손에 떨어진 팔미라 세계문화유산

입력
2015.05.2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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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고대 유적도시 완전 장악

美, IS 격퇴 전략 수정 목소리 높아

자살폭탄차량 대응 대전차 미사일

라마디 탈환 위해 이라크에 공급

유네스코는 고대 유적 보호 촉구

지난 19일 시리아의 고대 유적도시 팔미라 지역에서 IS와 시리아 정부군이 교전하면서 검은 연기가 이 지역 신전과 기둥들 사이로 피어오르고 있다. 팔미라=EPA 연합뉴스
지난 19일 시리아의 고대 유적도시 팔미라 지역에서 IS와 시리아 정부군이 교전하면서 검은 연기가 이 지역 신전과 기둥들 사이로 피어오르고 있다. 팔미라=EPA 연합뉴스

이슬람 과격단체 이슬람국가(IS)가 20일(현지시간) 시리아 고대 유적도시 ‘팔미라’를 완전히 장악했다. 지난 17일 이라크 안바르주 주도 라마디를 점령한 지 불과 사흘 만에 시리아에서도 승전보를 올린 것이다. 이에 따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IS 격퇴 전략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IS가 정부군과 치열한 격전 끝에 팔미라를 완전히 장악했다”라고 이날 밝혔다. IS는 시리아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던 치안본부 건물을 목표로 팔미라 북쪽 방향에서 진입했다. IS는 지난 16일 팔미라 북부 지역을 장악했다가 하루 만에 정부군에게 밀려났지만, 이날 도시를 완전히 재탈환했다. 고대 묘지와 기둥, 박물관 등 팔미라 고대유적들은 시 남서부에 소재해 있다.

이라크 전략 요충지인 라마디에 이어 고대 유적지가 밀집한 팔미라까지 IS의 수중에 떨어지면서 ‘지상 전투는 이라크 군에 맡기고 공습만 지원한다’는 미국 백악관의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큰 틀의 전략 재평가는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다만 지상 전투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어떤 식으로 전략 수정을 할 수 있을 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는 전략이 전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고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도 “아주 냉철하게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강경파도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을 연일 비판하며 지상군 투입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 미국 정부는 이라크 라마디를 되찾기 위해 다음달 초 어깨에 매고 쏘는 대전차 미사일 1,000대를 이라크로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IS의 자살폭탄차량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라마디에서 6,000명에 달하던 이라크 군경이 자폭을 각오하고 전진하는 150여명의 IS에 쫓겨 퇴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시리아 정부군과 IS의 전투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중동의 가장 중요한 유적지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세계적인 문화 유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팔미라 시민과 국제사회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마문 압둘카림 시리아 문화재청장도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IS 조직원 5명만 들어가도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이라며 국제 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시리아 문화재청은 팔미라 박물관에 보관돼 있던 수 많은 조각상과 공예품들을 도시 밖으로 옮겼지만 무덤이나 건축물 등 이동이 불가능한 유적과 유물이 도시 안에 많이 남아 있는 상태다.

천년고도 팔미라는 198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시리아 사막의 오아시스 도시로 사막의 베네치아라고도 불린다. ‘팜(대추야자)의 마을’이란 뜻으로, 기원전부터 중국과 유럽을 잇는 교역 중심지로 번영하다 로마 제국에 흡수됐다. 고대 바빌로니아 인들이 섬긴 벨(마르두크)의 신전, 로마 제국의 열주가 늘어선 도로 등 역사 유적과 박물관들이 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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