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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영변 냉각탑 폭파 땐 ‘빈껍데기’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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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영변 냉각탑 폭파 땐 ‘빈껍데기’ 상태

입력
2018.04.29 16: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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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는 무게감 달라” 평가 속

일각선 “또 정치쇼” 회의적 시선

핵실험장 폐쇄 방식ㆍ수준 따라

김정은 비핵화 진정성 ‘판가름’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모습. 연합뉴스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핵개발의 전초기지나 다름 없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공개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핵화 해결의 촉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 결정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10년 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때와 비교된다.

북한은 지난 2008년 6월 당시 6자회담 참가국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능화 대상이었던 5MW급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하고, 이를 전세계에 녹화중계 방식으로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일부에서 ‘정치적 쇼’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냉각탑이 핵개발에 지니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국제사회 평가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이 핵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결국 감시를 피하는 쇼에 불과하다는 당시 우려가 입증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도 같은 전례를 따르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 시선이 없지 않다.

하지만 당시 냉각탑은 2007년 북핵 2ㆍ13 합의에 따른 불능화 조치의 일환으로 내열제와 증발장치 등이 이미 제거돼 용도 폐기된 ‘빈 껍데기’ 상태였지만, 풍계리 핵실장은 여전히 일부 갱도가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이 “일부에는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보다 큰 실험장이 2개 더 있고 이는 건재하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국제사회의 의구심을 떨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모두 6차례 핵실험이 실시된 풍계리에서 1번 갱도는 1차 핵실험으로 무너져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6차 핵실험 이후에는 2번 갱도도 지반이 약해져 붕괴 조짐이 포착됐다. 현재 풍계리에 이 외에도 갱도가 2개 더 있다. 이 가운데 3번 갱도는 완성 단계로,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고, 4번 갱도는 북한이 6차 핵실험 이후 굴착한 시설인데 완성 여부는 불투명하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추가 2개의 핵시설이 바로 3ㆍ4번 갱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인 38노스도 최근 논평을 통해 “북한이 6차례 지하 핵실험을 감행한 풍계리 핵실험장은 우리가 아는 한 여전히 완전 가동(fully operational) 상태”라고 밝혔다.

영변 냉각탑 폭파가 2007년 9ㆍ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조치였다면, 이번 핵실험장 폐쇄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선행적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핵실험장 폐쇄를 어떤 방식으로 어느 수준까지 공개하느냐에 따라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진정성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전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이번엔 핵실험장 폐기 장면이 생중계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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