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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 자살' 늑장 도착 의혹에 당국 "내비게이션 결함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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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 자살' 늑장 도착 의혹에 당국 "내비게이션 결함 탓"

입력
2015.08.1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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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국정원이 소방당국 장악, 경찰 현장 도착 지연시켜"

경찰과 소방당국이 국가정보원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ㆍ운용에 관여한 임모 과장의 사망과 관련한 각종 논란에 ‘모르쇠’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야당 의원들은 구체적인 시각과 좌표까지 제시하며 다그쳤지만, 이들은 ‘기술적 문제’라는 말만 반복하며 책임회피에 급급했다.

국가정보원 직원 임모씨의 자살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과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10일 국회 안전행정위 현안보고에 출석해 질의응답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국가정보원 직원 임모씨의 자살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과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10일 국회 안전행정위 현안보고에 출석해 질의응답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10일 열린 안전행정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강신명 경찰청장과 조성래 중앙소방본부장 등을 상대로 지난달 19일 자살한 임 과장의 행적과 사건 현장 훼손 가능성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민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정원이 소방당국을 장악해 경찰의 현장 도착을 지연시킨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정원의 현장훼손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이 공개한 국민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임 과장 자살 당일 오전 10시7분과 11시15분 두 차례의 위치추적을 통해 ‘용인시 처인구 화산리 산77번지(고라지골)’라는 사망 위치를 정확히 확인했다. 하지만 경찰 측에는 낮 12시1분에 2.3Km 떨어진 ‘화산리 800번지’로 설명했고,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소방당국에 8차례나 문의한 끝에 50여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소방당국이 국정원 직원들의 현장 조작 시간을 벌어줬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조 본부장은 “경찰에 위치를 잘못 알려준 것은 구조시스템의 문제일 뿐”이라며 “국정원의 조정을 받은 적 없다”고 해명했다. 최초 도착한 소방서 구조차량이 자체 네비게이션에 화산리 산77번지를 찍고 출발했는데, 기술적 결함으로 화산리 800번지까지만 안내하고 종료돼 그 지점을 경찰에 알려줬다는 것이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은 “네비게이션이 오작동해 안내가 중단됐으면 당연히 소방대에서 최초 위치추적 장소로 다시 이동해야지 이후 반대 길로 가다가 현장회의를 열었고 심지어 이 회의에 국정원 직원이 ‘직장 동료’라며 참석한 영상까지 공개돼 (국정원 현장 오염)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소방당국이 적절한 해명을 못하자 강 청장은 “경찰도 현장 지형을 찾기 어려워 소방관의 유도가 지체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 국정원 직원인지는 (경찰과 소방당국이) 당시엔 몰랐다”고 해명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의 공세를 ‘의혹 부풀리기’라고 몰아붙였다. 국정원 출신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현장에 있었다는) 국정원 직원은 전산 전문가이지 (지형지물을 잘 이용하는) 간첩 잡는 사람도 아니다”며 “(야당이) 지나치게 의혹을 부풀려 국가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심윤지인턴기자(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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