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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나 끝까지, ‘올림픽 정신’ 보여준 올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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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나 끝까지, ‘올림픽 정신’ 보여준 올센

입력
2018.02.1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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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하얀 눈 위에 파란 유니폼을 입은 선수로 관중의 시선이 집중됐다. 16일 오후 강원 평창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에어리얼 최종 결승 첫 번째 주자인 미국의 올센 메디슨 선수가 손을 들어 인사했다. 올센은 잠시 숨을 고르며 바람의 방향을 살폈다.

코치의 신호가 떨어지자 점프대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내려 오기 시작했다.

힘차게 도약 후 공중에서 수 차례 빠른 회전에 관중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하지만 공중에서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춤추던 스키가 눈 위로 내려앉는 순간 감탄은 안타까움의 탄성으로 바뀌었다. 한 바퀴 회전한 뒤 다시 두 바퀴를 회전하는 고난도의 ‘백 풀(back full)-더블 풀(double full)’ 연기 중 회전이 제대로 구사되지 못한 탓에 선수가 앞으로 고꾸라진 것이다.

두 스키는 발에서 떨어져 나갔다.

선수는 눈 밭 위로 10여 미터를 속절없이 미끄러져 내려왔다. 관중석 곳곳에서는 부상 우려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선수는 곧바로 추스르고 일어났다.

그리고 이내 떨어진 스키를 향해 달려 올라가기 시작했다.

보통 장비가 선수에게서 멀리 떨어지게 되면 경기 운영진이 회수하지만 올센은 손수 스키를 거둬 씩씩하게 내려왔다.

여느 선수들처럼 올림픽을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하고 노력했을 것이기에 아쉬움이 클 법도 하지만 올센은 끝까지 밝고 씩씩한 모습을 보여줬다. 관중은 그런 모습에 환호로 격려했다.

올센은 47.23점으로 결선 최종라운드에 진출한 6명 중 6위를 기록했다. 금메달은 96.14점을 기록한 벨라루스의 후스코바가 차지했다.

‘눈 위의 기계체조’로 불리는 프리스타일 에어리얼은 지난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참가 선수의 49%가 부상당했을 정도로 위험한 종목이다.

평창=김주영 기자 wi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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