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파나마 법률회사인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의 조세회피처 자료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재헌씨와 한국에 주소지를 둔 195명의 한국인 이름이 포함됐다는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이들에 대한 탈세 혐의를 포착하는 즉시 세무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4일 “국제공조를 통해 한국인 명단과 자료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며 “이후 역외 탈세 혐의와 관련된 정황이 포착된다면 곧바로 세무조사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나마 등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것 자체만으로 역외탈세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의혹이 제기된 이상 자체 정보 수집 등으로 탈세 정황을 파악해본 뒤 혐의 유무에 따라 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혐의가 있더라도 페이퍼컴퍼니가 소재한 국가에 금융 자료를 요청하는 등 구체적인 사실 확인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지난 2013년 뉴스타파가 조세회피처를 통한 국내 저명인사들의 역외탈세 의혹을 제기했을 당시에도 원본 자료를 입수해 이듬해까지 명단이 공개된 182명 중 48명을 세무조사, 총 1,324억원을 추징하는 한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 등 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세종=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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