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유기준 입각 때부터 단명 우려
실제 7개월만에 현실화 비판 목소리
"전국적 인지도 얻은 후 정치적 이용
국정 연속성 저해… 중용 최소화를"
與도 "국정화 힘모아야 할 때에…"
박 대통령 개각 시기에 당혹 분위기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소폭 개각을 단행하면서 현역 의원 신분으로 입각한 유기준(해양수산)ㆍ유일호(국토교통) 장관이 여의도로 조기 복귀했다. 두 장관은 입각 때부터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 때문에 단명 장관이 될 수밖에 없다는 뒷말이 나온 가운데 실제 7개월 만에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에 따라 예견된 단명 장관 기용에 대한 비판이 비등하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 방미 직후 개각 발표가 이뤄진 데 대해 대체로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여권이 힘을 한 데 모아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이번 개각이 다소 이르다는 반응이다.
특히 당내에서는 이번 개각으로 내년 총선 출마 뜻을 밝힌 유기준ㆍ유일호 장관이 예정된 수순처럼 당으로 조기 복귀한 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없지 않다. 진작부터 정치권 안팎에서 “이미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며 ‘정치인 장관’ 개각 설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국민이 보기에는 ‘이럴 거면 왜 장관으로 등용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한 중진의원은 “인사청문회 때는 총선에 나가겠다는 말을 않다가 출마를 위해 언론플레이를 하고, 결국 장관에서 물러나는 걸 국민이 어떻게 보겠냐”며 “대통령을 우습게 알거나 국민을 무시하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꼬집었다.
정치인 장관 발탁이 개별 정치인의 경력을 쌓아주는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장관직을 수락한 것부터가 부적절했다”며 “1년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을 예상하면서 장관으로서 무슨 일을 의욕적으로 할 수 있었겠냐”고 지적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지난 2월 여당 의원들의 잇따른 입각과 관련해 “장관이라는 자리는 한 정치인의 경력 관리로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면서 “개혁을 성공하지 못하면 돌아올 생각을 하지 말라”고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정치인 장관의 조기 복귀를 어떻게 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려운 질문은 하지 말라”면서도 “이심전심”이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예견된 문제점이라며 정치인 장관의 등용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내각제와 달리 대통령중심제에서는 삼권분립에 따른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가 중요한 요소”라며 “대통령 정무특보까지 포함해 7명 현역 여당 의원을 포진시키는 것은 대단히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욱 배제대 정치언론학부 교수는 “이번 개각의 문제는 정치인 출신의 장관들이 입각을 통해 전국적 인지도를 만든 다음 다시 정치인으로 돌아가 (인지도를) 이용한다는 부분에 있다”며 “국가적으로 정책부서의 국정 연속성에 문제까지 야기하는 정치인 출신 장관 기용은 정치권이 근본적으로 개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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