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연 기자

등록 : 2017.05.20 04:40
수정 : 2017.05.20 04:40

법조계 수석들, 10명 중 6명이 판사로 임관

[사시 수석, 사법연수원 수석 졸업자 조사]

등록 : 2017.05.20 04:40
수정 : 2017.05.20 04:40

“최종 판단자 역할” 인식 확산

2000년대 들어 검사 인기 압도

직업 만족도 조사서 1위 차지

출신 학교는 서울대 84% 압도적

사법연수원 본관동 앞의 '정의의 추'. 박서강기자

법조계에서 성적 으뜸으로 공인 받은 10명 중 6명은 판사로 첫 발을 내디딘 것으로 조사됐다.

법조 공직자가 부족해 대다수가 판사나 검사로 임용됐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변호사로 개업하는 것이 자유로운데도 불구하고 수석들은 예나 지금이나 판사를 선호한 것이다.

한국일보가 역대 사법시험 수석 합격자와 사법연수원 수석 졸업자 중 진로가 확정된 97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2.2%(61명)가 판사로 임관했다. 변호사가 21명(21.4%), 검사 14명(14.3%), 기타 2명(2.0%) 순이었다. 특히 역대 사법시험 수석 합격자 53명 중 절반을 넘는 53.7%(29명)가, 사법연수원 수석 수료자는 이보다 더 많은 74.4%(32명)가 판사가 됐다.

판사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견고한 사회적 분위기 덕인 것으로 보인다. 사법연수원 교수를 지낸 한 판사는 “개인의 성향이 진로 선택의 우선 잣대가 되겠지만 사회적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라며 “예전엔 검찰을 선호하는 연수생들도 많았는데, 2000년대 들어서 판사가 최종 판단자로서 역할을 한다는 분위기가 확고하게 형성돼 더욱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대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최근까지 사법연수원에서 성적이 우수한 상위권 연수생들의 법원 선호 경향은 뚜렷하다.

자신이 습득한 법률지식을 폭넓게 활용하고 싶은 바람도 판사의 길로 이끄는 촉매제인 것으로 풀이된다. 춘천지법원장을 지낸 윤재윤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는 “판사는 법률 전체를 아우르는 반면 검사는 형사법에 집중하기 때문에 수석을 포함해 상위권 성적을 차지한 연수생들이 판사를 선호한다”며 “성적이 우수하더라도 활동적인 성향의 연수생들은 검사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수석들이 성실하게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밴 모범생들이다 보니 정적이고 존중 받는 법원 분위기를 선호하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수도권의 한 판사는 “연수원 2년 차에 법원과 검찰에서 시보로 일해보면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알게 된다”며 “수석이나 상위권 연수생들은 초임 판사에게도 높임말을 쓰고 존중해주는 법원 분위기를 더 편안하게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석 합격자 및 수석 졸업자들의 판사 선호 현상을 결과적으로 잘 설명해주는 것 중 하나가 높은 직업만족도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올해 3월 발표한 직업만족도 조사에서 판사는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에서 판사는 사회적 평판이나 직업의 지속ㆍ발전가능성, 근무조건, 급여만족도, 수행직무 만족도를 수치화해 합산한 ‘직업만족도’ 영역에서 40점 만점에 평균 33.16점으로 점수가 가장 높았다. 이렇다 보니 수석들이 판사의 길 대신 변호사나 검사로 진로를 정하면 파격적인 선택으로 본다. 실제로 사법연수원 수석 졸업자 가운데 처음부터 변호사로 들어선 사람은 7명에 불과하다.

학벌 편중도 심했다. 수석 합격자 및 수석 졸업자 중 서울대 출신이 83.5%(81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려대 5.2%(5명), 성균관대 연세대가 각 3.1%(3명)로 뒤를 이었다. 이화여대가 2명, 경희대 경북대 영남대가 1명씩이었다. 진로가 불투명해 이번 전수 조사에서 빠진 사법시험 수석 합격자 중엔 경찰대와 한양대 출신이 각 1명 있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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