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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최명희 시장이 '사상 초유의 가뭄'에 대처하는 법

입력
2017.06.2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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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비가 올 때까지 면도를 하지 않겠다"

지난 21일, 최명희 강릉시장은 평소처럼 양복이 아닌 생활한복 차림으로 출근했습니다. 양복을 입으면 와이셔츠를 매일 빨아야 하고, 면도 크림을 닦아내려면 매일 물을 써야 하기 때문이라는데요. 최 시장은 갑자기 왜 이런 차림으로 출근하는 걸까요. 한국일보가 카드뉴스로 정리했습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박주연 인턴기자

시장님, 대체 출근 복장이 그게 뭐예요!

지난 21일, 최명희 강릉시장이 출근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평소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다녔지만, 생활한복을 입고 면도도 하지 않은 채 나타난 것.

한 도시의 시장이 이런 모습으로 출근한 이유는 바로

역대 최악의 '가뭄'

극심한 가뭄에 결국 강릉 국민체육센터 수영장은 휴장했다.

극성수기인 여름이 다가왔지만, 손실을 무릅쓰고 '경포해수욕장'의 개장도 연기했다.

관광객이 몰리면 물 수요가 폭증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오봉저수지에 저수한 물마저 26.5%로 떨어졌다.

오봉저수지는 강릉시의 주요 식수원이다.

사안의 심각성을 파악한 강릉시는 '사상 초유' 제한급수 방안을 고려하기도 했다.

'하늘이시여, 제발 비 좀 쏟아내려 주세요'

언제 있을지도 모르는 비 소식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

“시민들에게만 물을 아끼자고 하지 말고 우리 모두 물 절약을 해야 한다.”

최 시장은 자신부터 '물 아껴 쓰기'에 나섰다.

일상생활에서 물을 가장 많이 쓰는 곳이 어딜까.

그래서 그는 면도와 빨래를 포기한다.

"비가 올 때까지 면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매일 갈아입어야 해서 빨랫감을 늘리는 와이셔츠 대신

강릉단오제 때 산 5만 원짜리 생활한복으로 출근 복장을 바꿨다.

물을 절약하기 위해 '시장'이 최선봉에 나선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건 그냥 쇼가 아니다. 가뭄을 제대로 넘기지 못하면 강릉시 최대의 위기가 될 수 있다”

번지르르한 말뿐 아니라 솔선수범으로 ‘물 절약’에 나선 최 시장.

리더가 먼저 움직이자, 시민들도 자발적으로 움직였다.

강릉 시민들은 '물 절약 긴급 반상회'를 열어 변기에 벽돌 넣기 운동에 동참했다.

물을 많이 사용하는 업소도 절수에 동참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물을 아낀 결과, 용수 확보에 숨통이 트인 강릉시.

다음 달 초 '비님'이 오심에 따라 급수를 제한하는 방안은 잠정 보류됐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제한급수는 막았지만, 이대로라면 오봉저수지의 고갈이 머지않았다.

그가 다시 양복을 입고 면도를 할, 강릉이 '단비'로 촉촉하게 젖을, 그 날을 많은 이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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