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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자문사도 반대 권고… 현대차 구조개편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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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자문사도 반대 권고… 현대차 구조개편 난항

입력
2018.05.18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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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현대모비스지분 구조/ 강준구 기자/2018-05-17(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현대모비스지분 구조/ 강준구 기자/2018-05-17(한국일보)

현대모비스 분할ㆍ합병안 관련

기업지배구조원이 권고안 전달

외국 자문사 반대 입장에 이어

국민연금도 찬성표 행사 부담

국내 기관 트러스톤은 첫 찬성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현대모비스 분할ㆍ합병안에 대해 이 회사 2대주주 국민연금의 공식 의결권 자문사가 반대를 권고했다. 앞서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현대모비스 지분의 절반을 차지하는 외국인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반대 입장을 밝힌 터라 오는 29일 열릴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안건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을 맡고 있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이날 오후 현대모비스 분할ㆍ합병안에 반대를 권고하는 의견을 국민연금에 전달했다. 현대모비스를 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ㆍAS부품 사업 부문으로 분할한 다음 모듈ㆍ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하는 내용의 이번 안건에 대해 기업지배구조원은 “분할 방법이 목적에 부합하지 않고 합병에 따른 시너지가 명확하지 않아 주주 가치나 회사 가치 제고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미 ISS와 글래스루이스를 비롯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 대신지배구조연구원 등이 반대표 행사를 권고한 상황에서 기업지배구조원까지 반대 입장에 가세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도 난관에 부딪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주총회 당시 기업지배구조원의 양사 합병 반대 권고와 달리 찬성표를 던졌다가 거센 후폭풍에 휘말렸던 국민연금 입장에선 이번에도 권고를 거슬러 찬성표를 행사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이번 결정을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위임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위는 ▦정부 ▦사용자 대표 ▦근로자 대표 ▦지역가입자 대표 추천인사 각 2명과 연구기관 추천인사 1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사용자 추천 위원 1명은 현재 공석이다.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23만3,429원)에 근접했다는 점도 변수다. 합병 안이 가결되더라도 주총 전날인 28일까지 미리 반대 의사를 밝힌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2조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무산된다. 모비스 주가는 이날 23만7,500원까지 떨어졌다. 만약 주가가 더 떨어질 경우 기관투자자들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염두에 두고 ‘기계적 반대’를 할 공산이 크다.

주주총회에서 현대모비스의 분할ㆍ합병안이 통과되려면 의결권 있는 지분의 3분의 1 이상이 참석해 3분의 2 이상이 안건에 찬성해야 한다. 최대주주인 현대차그룹 보유 지분은 30.17%에 불과하다. 2대주주인 국민연금은 9.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외국인 지분율은 48.57%, 국내 투자자 지분은 11.44%다. 현대모비스 주주 중 80%가 주총에 참석한다고 가정하면 전체 주주의 53.3%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국민연금이 반대할 경우 현대차그룹은 20% 이상의 우호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한편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자산운용사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날 국내 기관투자자 중 처음으로 현대모비스의 분할ㆍ합병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집합투자업자 및 투자회사등의 의결권 행사 및 불행사’ 공시를 통해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분할ㆍ합병안에 찬성 의견을 내겠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은 현대모비스 지분 0.09%(8만6,375주)와 현대글로비스 0.19%(7만503주)를 보유하고 있다. 트러스톤 관계자는 “회사가 제시한 지배구조 변경안이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것이란 점에서 찬성한다“며 “더 나은 지배구조를 제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경영진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분할ㆍ합병안은 중장기적으로 현대차 그룹의 성장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본다”며 “분할 비율도 기존 주주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합병도 동등한 가치 평가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와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주주총회를 2주 앞두고 본격적인 의결권 위임 세몰이에 착수했다.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배구조 재편으로 모비스는 세계적인 자동차 원천기술 회사로, 글로비스는 공유경제 시대 핵심 회사로 각각 발돋움하면 현대차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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