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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민 유상무 부메랑' 맞은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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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민 유상무 부메랑' 맞은 tvN

입력
2016.05.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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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에서 여성 비하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된 장동민 유상무 등이 사과 기자회견을 끝내자마자 곧바로 tvN ‘코미디 빅리그’ 녹화에 참여해 대중의 질타를 받았다. tvN 방송화면 캡처
지난해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에서 여성 비하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된 장동민 유상무 등이 사과 기자회견을 끝내자마자 곧바로 tvN ‘코미디 빅리그’ 녹화에 참여해 대중의 질타를 받았다. tvN 방송화면 캡처

지난해 4월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에서 개그팀 옹달샘으로 활동한 장동민 유상무 유세윤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인터넷 팟캐스트에서 삼풍백화점 생존 여성의 명예를 훼손하고 여성 비하 발언으로 무리를 일으킨 데 대한 사죄였다.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자 이날 뒤늦게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세 사람은 단상에 올라 고개를 푹 숙이고는 눈물까지 보였다. 그렇게 30분여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들은 부랴부랴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얼마 뒤 황당한 소식이 전해졌다. 세 사람이 기자회견장 옆 건물인 CJ E&M센터로 건너가 tvN의 ‘코미디 빅리그’(코빅) 녹화에 참여했다는 것이었다.

장동민은 ‘국제시장 7080’ 코너에 출연해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여자한테 멍청하다고 하느냐”며 자신의 잘못을 개그 소재로 사용하는 대범한 행동까지 보였다. 자신의 잘못을 가볍게 여기는 것도 모자라 이를 코미디로 포장해 대중을 대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당혹스러워했다. tvN은 장동민이 출연한 모습을 편집 없이 그대로 방송에 내보냈다. 당시 tvN을 비롯해 장동민을 출연시켰던 JTBC 등 각 방송사 예능국은 “개그맨이 웃기려고 한 단순한 말 실수”라며 옹달샘의 과오를 가볍게 받아들였다.

정확히 1년이 흘렀고, 장동민과 유상무는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팟캐스트에서 여성 비하 발언으로 혼쭐이 났던 장동민은 ‘코빅’의 코너 ‘충청도의 힘’에서 한부모 가정의 아이를 조롱하는 발언으로 문제가 됐다. ‘코빅’은 뒤늦게 ‘충청도의 힘’을 폐지했고, 장동민은 하차했다. 그러나 tvN은 ‘집밥 백선생2’과 ‘렛츠고 시간탐험대3’ 등에 장동민을 여전히 출연시키고 있다. 막말 논란쯤은 별 것 아니라는 듯한 모습이다.

장동민에 이어 한 달 만에 ‘유상무 사건’이 터졌다. 그는 한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상무는 피해여성이 자신의 여자친구라며 술자리에서 벌어진 해프닝일 뿐이라고 밝혔다. 경찰조사가 더 진행되어야 하지만 만약 거짓 해명으로 밝혀질 경우 유상무는 방송 퇴출도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성폭행이라는 중범죄를 저질렀다면 당연히 큰 문제이지만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로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면 도덕적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옹달샘을 끝까지 옹호하던 ‘코빅’은 유상무의 하차를 결정하면서 이래저래 체면을 구겼다. 이미 시청자와 언론은 옹달샘의 반성 없는 사과와 진정성 없는 연예 활동을 비판하며 방송 활동 지속의 문제를 거론했다. 하지만 ‘코빅’은 시청자의 지적을 무시하고 자기 반성에 인색한 이들에게 곧바로 방송 기회를 줬다. ‘코빅’은 장동민에 이어 유상무까지 하차하면서 스스로 발등을 찍은 셈이 됐다. 한 시청자는 “그냥 넘어가니까 이들이 잘못한 걸 모르는 것”이라며 ‘코빅’ 게시판에 항의성 글을 올리며 방송국의 행태를 비판했다.

유상무가 없이 촬영하기로 결정한 ‘렛츠고 시간탐험대3’는 ‘코빅’보다 더 심각한 처지다. 시작한 지 한 달 밖에 안 된 이 프로그램은 바통을 이어 받은 장동민 유상무 논란 때문에 존폐 위기에 놓였다.

옹달샘을 둘러싸고 반복되는 논란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 논란을 키운 건 결국 tvN이다. 당장 방송 제작이 힘들어도 옹달샘에게 자숙의 기회가 주어졌으면 어땠을까. 사과는 사과, 방송은 방송 식의 그릇된 tvN의 판단이 옹달샘의 비극을 키웠다.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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